르노삼성 부산 공장은 현재 QM6를 비롯해 SM6, XM3 3개 차종에 위탁 생산하는 트위지까지 더해 4개 차종을 생산 중이다. 2010년 27만5천대를 생산하며 선전한 르노삼성차는 지난해에 11만2천대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수출 5만대를 돌파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언론 공개 행사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 중인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을 찾아갔다. 르노삼성차 측은 공장 내부를 공개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장의 힘', '품질 경쟁력'에 자신이 있어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한다.
'다 차종 혼류 생산' 가능…"높은 생산성 이뤄"
르노삼성차 관계자들은 부산 공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다 차종 혼류 생산'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보통 1개 생산 라인에서 1개 모델을 생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은 1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한꺼번에 생산하고 있다. 실제 라인에는 QM6와 SM6, XM3 모델이 모두 올려져 동시에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이해진 제조본부장은 "우리는 전혀 다른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공장의 한 관계자는 "운반 차량 범퍼에 부착된 센서가 다른 움직임을 감지해 멈춘 것"이라며 "센서는 주변 270도까지 감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힘'…"국내 어느 공장 보다 뛰어나"
부산 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장의 힘'이다,이해진 본부장은 "현장의 힘은 국내 어느 공장보다도 뛰어나다"며 "한 사람이 한 공정만 계속하는 게 아니라 2~3시간마다 순환해서 일하는 다기능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지 작업을 집중적으로 맡아 특화하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부산 공장은 여러 작업이 가능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기능 작업은 특히 주로 조립 공정에서 이뤄진다. 차량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 같은 경우는 더욱 특화된 작업이 요구되다 보니 조립 공정과 순환이 쉽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1~2가지 공정을 전문으로 특화한 작업과 비교해 유동적인 생산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정국 커뮤니케이션본부 담당임원은 "(판매가) 보장이 되면 (특화 작업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 차종이 판매가 안 되면 손 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50대 50 비율로 생산하던 A, B 차종을 시장 선호도에 따라 70대 30 비율로 조정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부산 공장은 1개 라인에서 조절하는 게 일상이다 보니 유동적으로 작업 비율을 조절할 수 있고 직원들도 거부감이 없다"며 "한 가지 작업을 특화하면 효율도 좋고 달인이 되겠지만, 물량이 계속 확보되느냐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품질보증 아르카나! 정복하자 유럽 시장!'
공장 내부에서 '품질보증 아르카나! 정복하자 유럽 시장'이라는 글귀가 쓰인 현수막이 보였다. XM3(수출명 아르카나) 수출에 힘입어 부활을 다짐하는 임직원들의 의지로 읽혔다.부산 공장 임직원들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견학을 통해 둘러본 '스탬핑(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공정 모두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차체 공정을 둘러보는 중간에 작업 노동자가 보이질 않아 물어보니 휴식 시간이라고 알려줬다. 품질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작업 휴식도 중요한 부분이다. 도장 공정은 취재진에게 내부 개방이 되지 않아 설명을 듣는 것으로 대신했다.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 탓에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업자도 샤워룸을 통해 출입이 가능토록 해 이물질이 섞여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꽃으로 단장한 수출 5만 번째 XM3(수출명 아르카나)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차는 조만간 배에 실려 프랑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