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자체 재원으로 국경을 보호하기 위한 기반시설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며, 폴란드의 국경을 지키기 위한 회원국들의 연대를 약속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포쿠스온라인에 따르면 벨라루스 정부가 운영하는 최대 여행사인 센트르쿠어오르트(Centrkurort)는 난민들을 상대로 벨라루스행 항공권과 폴란드 국경까지 안내서비스를 묶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라크 출신 난민들을 주력으로 했지만, 이제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난민들을 벨라루스의 수도인 민스크로 실어나르고 있다.
폴란드 당국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이를 통해 수천만 달러(1천만 달러=118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고, 이중 상당 부분은 센트르쿠어오르트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민스크에 도착한 난민들은 1인당 5천 유로(약 682만 원)를 내면 조직적으로 안내를 받아 폴란드 국경으로 보내진다.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EU 국경을 지키기 위한 EU 회원국들의 연대 의사를 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유럽이 이제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돼 기쁘다"면서 "이제 말에 행동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셸 의장은 EU 국경에 장벽·울타리를 건설해야 한다는 폴란드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요구와 관련해 "법률적으로 EU 국경 보호를 위해 물리적인 기반시설을 EU 재원으로 마련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제안을 제출하는 것은 이제 EU 집행위에 달렸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재원을 사용한 장벽이나 울타리, 가시철조망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었다.
미셸 의장은 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EU 정상들 간 영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EU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난민을 벨라루스로 실어나르는 항공사와 여행사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난민문제를 담당하는 마르가리티스 쉬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난민들의 출신국가와 환승국가를 차례로 방문해 벨라루스로 난민들을 보내지 말라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은 "루카셴코 정부가 제어하는 여행사들이 절망한 사람들에게 큰돈을 내면 EU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약속하고, 민스크로 유인해 숲으로 데려와 강제로 폴란드로 내몰고 있다"면서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다시 이들을 폭력적으로 벨라루스로 되돌려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사망 사례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망자는 이름을 알고, 일부는 모른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폴란드 국경의 난민들에 대해 제네바 난민협약을 지키고, 특히 EU 국경 동쪽에 붙들려 있으면서 망명 요청을 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망명 절차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