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시의회 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재웅 의원이 재건축과 재개발에 반대입장을 밝혀온 김 후보자가 거주 중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동의서를 제출했는지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1977년 입주를 시작해 40년이 넘은 잠실주공5단지는 최근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재건축 추진이 순항 중이다. 30개 동 3930세대 구성된 이 아파트는 정비구역만 35만3987.8㎡(약 11만평)으로 강남권 재건축 최대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김 후보자에 따르면, 1992년 입주당시 약 2.9억 원에 취득해 현재 공시가격은 약 18억 원, 실거래가는 30억 원에 달한다.
정 의원은 "김 후보자는 그동안 '노후 아파트는 고쳐쓰면 된다'고 말하며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는데,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재건축 동의서를 제출한 것은 소신이 바뀐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이에 김 후보자는 "개인적인 소신은 똑같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나 시장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우회적인 답변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과 재건축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입장과 후보자의 입장이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는 같다"고 답했다.
황인구 의원은 주택정책에 대한 김 후보자와 오 시장의 생각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일부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같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하다면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황 의원이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하며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해온 김 후보자가 SH 사장에 내정되자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고 꼬집자 김 후보자는 "개인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SH 사장이라는) 위치에서 바라보는 부분은 정부정책이나 시장 환경에 따라 일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9일 서울시가 SH 5대 혁신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사전에 공감을 가진 적이 있느냐는 황 의원의 질문에는 "저는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이날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직쇄신, 임대주택 명칭 폐지, 임차인대표회의 구성 지원, 소규모주택 책임 관리 등을 담은 'SH공사 5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황 의원은 "SH 사장이 임명되고 발표해도 될 사안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 SH 사장이 오 시장에 휘둘릴 것으로 보여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하자, 김 후보자는 "(서울시 발표는) 제가 생각했던 부분과 큰 틀에서 같다. 일정 부분 일치한다"고 답했다.
한편, 오중석 의원이 당초 서울시가 추진하기로 했지만 오 시장 당선 이후 제자리걸음 상태인 SH공사 콜센터 직원 직접채용과 내부에서 일부 반발하고 있는 본사 중랑구 이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김 후보자의 생각을 묻자 "(임명이 되면) 중간 간부 이하 직원들과 소통하며 살펴보겠다"고 말해, 평이한 답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