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대학교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 출마자들이 히틀러식 '나치 경례'를 연상케 하는 포스터를 공개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후 "저물지 않는 태양을 의미하는 동작"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논란은 지난 3일 해당 대학 단과대 공식 SNS에 올라온 카드 뉴스에서 비롯됐다. 정식 후보 등록을 위해선 단과대 소속 재학생 400명 이상의 추천이 필요했는데, 카드 뉴스는 이를 위한 홍보물이었다.
후보자들은 추천서에서 "저희가 정식으로 입후보를 하기 위해서는 인문대 학우분들의 소중한 추천인 서명이 필요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어 다 같이 불멸의 추억을 함께하며, 불멸 인문대의 모습을 되찾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함께 올라온 게시글 속 후보자들의 포스터가 문제였다. 오른팔을 곧게 뻗은 두 후보의 자세가 마치 과거 히틀러식 '나치 경례'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나치 경례는 과거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행한 전범을 미화하거나 용인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독일 내에선 최대 징역 3년의 처벌을 받기도 한다.
논란이 일자, 후보자 측은 "현재 카드 뉴스에 기재되어 있는 사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주신 분들이 있어 글을 남긴다"며 "카드 뉴스에 포함된 동작은 슬로건 모션 중 일부였고, 저희의 타이틀인 '불멸'의 의미 중 저물지 않는 태양을 의미하는 동작"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또 "나치에 대해 생각을 전혀 못 했다"면서 "저희는 전혀 옹호하지 않았다. 좀 더 신중했어야 했지만 그러하지 못한 점, 이전 사과와 함께 다시 한번 학우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오히려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저물지 않는 태양'을 의미하는 동작이었다는 해명이 오히려 과거 나치 독일의 국기인 '하켄크로이츠'와 일본의 전범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하켄크로이츠가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태양을 상징한 거라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본 전범기를 써놓고 '저물지 않는 태양을 의미하는 문양'이라고 해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논란의 후보자가 역사문화학과 학생으로 밝혀지면서 이 동작의 의미를 정말 몰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역사학과생이 저런 걸 간과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진짜로 몰랐던 게 아닌 이상, 어떤 해명의 여지도 없는 저 동작을 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포스터를 기획한 학생이나 통과시켜준 쪽이나 똑같다", "한두 명은 진짜 모르고 넘길 수 있어도, 포스터가 게시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거칠 텐데 전부 통과된 것 아니겠냐"는 등의 질책도 나왔다.
논란을 의식한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SNS를 통해 "현 시간 이후로 더 이상 후보자들과 인문 대학에 조롱, 비난을 금해주셨으면 한다"며 "후보자들 슬로건, 전체 영상 등은 검토 후에 게시한 것이니 추후 또 이런 댓글을 남길 시 저희 선거 관리 본부에서도 정식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회의 결과 현 상황에 대해서 후보자들은 전혀 그러한 의미를 내포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면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슬로건과 타이틀에 대해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정도가 지나친 비난이나 조롱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재차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