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희망의 상상력은 어디서 - 지형은 목사

사람 사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의식주(衣食住)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조건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이라는 수식어는 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오늘날 삶의 환경은 비교의식을 벗어나기 힘들고 다양한 미디어 매체의 여론 형성에 깊이 영향을 받습니다.

최근 1년여 서울에서 집을 매입한 2030 세대의 경우 절반 이상이 갭 투자였습니다. 20대는 71퍼센트, 30대는 49퍼센트입니다.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힘듭니다.

여야의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되면서 압축의 압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회 갈등이 더 가파르게 치솟을 것입니다.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야 각오한 일이겠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큽니다.

이런 갈등이 민주주의라는 제도에서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민주주의가 성숙하기도 합니다. 만족스럽게 선택할 후보가 없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한 정보가 왜곡되고 있다는 생각에 국민으로서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어디까지 갈지, 그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고민이 큽니다. 미국 영국 호주가 결합한 앵글로 외교 블록 오커스(AUKUS)의 전격적인 출범과 이에 반발하는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세계적인 힘의 구도에 큰 변화가 올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몇 나라가 방역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위드 코로나'를 실험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가능성이 검증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확실한 길은 아직 아니더라도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이것이 지도력입니다. 문제는 길을 찾고 대안을 떠올리는 힘이 어디서 오느냐는 것입니다. 희망의 상상력입니다! 인류 역사의 어두운 시대마다 이를 극복했던 힘이 이것입니다.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BTS)이 '유엔 지속가능 발전목표(SDG)' 모임에서 연설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퍼미션 투 댄스'라는 곡으로 영상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오늘날 심한 좌절을 겪고 있는 다음 세대와 젊은 세대에 전하는 이 노래의 가사에 희망의 상상력이 가득합니다.

"밤은 점점 추워지고 네가 뒤쳐진다고 느껴질 때면 그 순간을 꿈꿔봐. 그리고 외쳐. 춤추고 싶어.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막지 못해. 우린 걱정할 필요 없어. 떨어지더라도 어떻게 착륙하는지 알거든. 우리가 춤추는 데 허락받을 필요는 없어. 잘 보여야 할 사람은 없어. 그냥 부딪쳐 보는 거야. 우린 계속 나아갈 거야. 춤추는 데 허락받을 필요는 없어."

교회는 예언자의 상상력을 압니다. 절망의 골짜기와 메마른 사막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샘이 솟고 강이 흐른다고 외친 그 희망의 상상력이 무엇인지 압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희망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나요? 교회가 그 마중물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시대의 희망하는 친구들과 함께 말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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