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KBO 리그를 양분했던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KS)로 가는 길목에서 정면 충돌한다.
삼성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2011년부터 4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화려한 전성기 시절이었다.
삼성의 5연패 도전을 가로막은 팀은 다름 아닌 두산이다. 이때부터 두산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두산은 2015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총 세 차례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막을 올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는 2015년 한국시리즈의 '리턴매치'다. 오랜 기간 팀 재건에 힘을 쏟았던 삼성이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마침내 두 팀이 다시 만났다.
KT 위즈와 1위 결정전 끝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삼성의 탄탄한 전력에 '미라클 두산'이 도전장을 던지는 구도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전력을 재정비한 사이 정규리그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3경기를 모두 치르고 올라왔다.
마운드 싸움에서는 삼성의 우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은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필두로 원태인, 백정현 등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즐비하다.
마무리 오승환을 중심으로 우규민, 최채흥 등이 버티는 불펜 역시 강력하다.
두산은 외국인투수 2명이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미라클 두산'의 힘을 과시했다.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 등판 이후 4일 동안 휴식을 취한 최원준이 1차전 선발로 나서지만 전반적으로 마운드의 체력 소모가 많았다.
플레이오프는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3전2선승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확실한 선발 3명을 보유한 삼성이 전반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두산은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과 상승세에 기대를 건다. 준플레이오프 MVP 정수빈은 물론이고 허경민, 김재환, 호세 페르난데스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주축 타자들이 많다.
삼성에서 주목할 선수는 오재일이다.
오재일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 왕조의 간판급 선수로 활약했다.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경력도 자랑한다.
오재일은 올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고 타율 0.285, 25홈런, 97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자로 이름값을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친정팀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외에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수비력을 자랑한 정수빈과 KBO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는 삼성 박해민 등 양팀의 중견수는 수비의 핵이자 타선의 리드오프로 역할이 막중하다.
또 2016년에 개장한 라이온즈파크에서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꿈 꿨던 삼성 팬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시리즈다.
만약 두산이 삼성을 넘을 경우 KBO 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