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우체국택배 노조에 따르면 요소수 재고가 바닥난 택배차량이 멈춰선 사례가 한 건 접수됐다. 해당 차량은 회사 리스 차량으로, 우체국 측은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 차량 대신 노후차를 수소문하고 있다.
전체 택배 차량의 50%가 리스 차량인 우체국 택배는 요소수를 최대한 확보하라는 공문을 각 지사에 발송한 바 있다.
우체국택배 노조 측은 "수수료로 급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일을 못하게 되면 사실상 실직 상태나 다름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우체국 택배를 제외하고 현재 택배업계는 당분간 사용할 요소수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택배 간선차량이다.
주요 도시의 허브 물류센터애서 서브터미널을 오가는 간선 차량은 요소수가 추가 공급되지 않을 경이번주 내로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장거리 간선 차량이 멈춰서게 되면 서브터미널로 물품이 전달되지 않아 각 지역별로 물품이 모이는 서브터미널이 '올스톱'된다.
업계 관계자는 "간선차량이 물품을 서브터미널로 물품을 가져다주지 않으면 일선 택배차량이 배송할 물품을 아예 받지 못하게 된다"며 "물류 대란이 아니라 물류 중지의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와 새벽배송업체는 요소수가 필요 없는 15년 이전 출시된 차량을 수소문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당장은 요소수 대란에 의한 영향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나, 수입 지연이 장기화 될 경우 문제될 여지가 있어 운송사를 통해 확보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구할 수 있도록 독려 중"이라고 말했다.
쿠팡 역시 "쿠팡 배송차량의 경우 기 확보해 놓은 요소수 물량이 있기 때문에 현재 운영에 있어 큰 지장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요소수 부족 사태에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급한 마음에 웃돈 주고 구매 나선 차주들…중고거래서 10배 넘게 가격 뛰기도
현재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는 '배달 차량이 멈춰 섰다',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막막하다'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요소수를 제발 팔아달라"는 구매자들은 10리터에 적게는 5만 원부터 최대 10만원까지 제시했다.
10리터에 8천 원 하던 요소수가 1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았지만 '팝니다'는 글에 댓글이 순식간에 5~6개 달리며 경쟁이 치열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을 틈타 관련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8일 기준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가 모두 34건 접수됐다.
화물차 운전을 하다 차량이 멈췄다는 한 네티즌은 "일을 해야 하는데 차가 멈춰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요소수 구매했다가 사기인 걸 뒤늦게 알았다"며 요소수 사기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요소수 품귀로 인한 물류 대란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는 호주산 요소수 2만 리터를 수입하는 한편 매점매석 행위 단속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요소·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이날부터 시행하는 한편 환경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으로 구성된 단속반 31개 조가 전국적으로 합동 단속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