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선원들'…동해안 대형사고 겨울철 집중

[연속기획①]동해상 인명사고 줄일 수 있다

▶ 글 싣는 순서
①돌아오지 않는 선원들..사고 겨울철 집중
(계속)
거룡호 전복 사고 당시 해경구조대원들이 선내 생존자를 확인하는 모습. 포항해경 제공
홍게잡이 어선 일진호(경북 울진 후포선적·72톤급)는 지난달 20일 독도 북동쪽으로 168Km 한일 중간수역에서 전복됐다. 일진호에는 선장 박 모(63·포항)씨 등 9명이 타고 있었다.
 
다음날인 21일 인근 해역에서 중국인 선원 2명은 민간어선에 의해 구조됐지만 뒤집힌 배 조타실에서 선장 박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12일만인 지난 1일 사고가 난 곳 인근 해상에서 숨진 김 모씨의 시신이 수습됐다. 해경은 지난 2일을 끝으로 집중수색을 중단했다. 나머지 5명은 실종상태이다.
 
전복된 거룡호가 인양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 김대기 기자
앞서 지난 2월에는 경북 경주 감포 동방 약 42㎞에서 포항 장기 선적의 홍게잡이 어선 거룡호가 전복돼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거룡호에는 선원 등 6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한국인 선원 1명은 구조됐지만 베트남인 선원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8달이 흘렀지만 선장 전 모(63)씨 등 4명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오지 못했다.

실종된 선장 전씨 가족들의 "0.0001% 가능성이라도 놓고 싶지 않다. 장애를 입더라도 제발 살아 돌아와 줬으면…"이라는 바램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해경은 일진호와 거룡호의 사고 원인에 대해 기상이 안좋은 상황에 조업을 하고 귀항하기 위해 항해를 하던 중 강한 파도에 전복된 것으로 파악했다.
 
연합뉴스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는 겨울, 기상, 귀항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늦가을과 겨울로 접어들면서 동해에 오징어와 방어, 대게 등의 어군이 형성된다. 하지만 기상특보가 발효되면 어선은 조업을 나가지 못한다.
 
조업을 나기지 못하는 날이 많은 만큼, 조업을 나갔을 때 무리하게 조업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겨울에는 특보가 발효된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을 정도로 기상이 안좋다"면서 "조업을 나갔을 때 최대한 어획을 해야 수익을 남길 수 있으니 무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물을 올리다가 배가 뒤집히는 경우도 있고, 특보가 내려졌는데 피항하지 않고 조업을 다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운항중인 어선. 포항해경 제공
지난 5년간 포항해경 관내에서 전복과 충돌, 침수, 침몰 등 해상사고 1107건이 발생했다. 이 기간 54명의 사망 및 실종자가 생겼다.
 
연도별로는 2016년 236건(인명피해 15명), 2017년 244건(23명), 2018년 205건(9명), 2019년 201건(5명), 2020년 219건(2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겨울철이 많았다.
 
사고 유형별로는 충돌 166건, 좌초 48건, 전복 23건, 침수 60건, 화재 43건, 침몰 1건 등이었고, 기관고장 499건, 기타 259건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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