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5일 오후 2시께부터 집행인력 300여 명을 보내 교회 시설 등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에 나섰으나 신도들의 극렬한 저항에 막히면서 오후 6시 40분께 인력을 철수시켰다.
집행 소식을 듣고 모인 신도 수백 명이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교회 안팎으로 모였고, 경찰도 집행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9개 부대 500여 명을 배치했다.
교회로 진입하는 골목에서 경찰이 막자 일부 신도가 반발하다 넘어지는 등 부상자 4명이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법원 집행인력은 교회 외벽과 맞닿은 공사장에서 포크레인 등 중장비로 교회 건물 옆으로 토성을 쌓았다. 흰색 헬멧을 쓴 신도들은 토성이 높아지자 흙더미에 물을 뿌리고 포크레인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했다.
한 남성은 포크레인 유압기를 절단하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일부 신도가 포크레인 작업자에게 쇠구슬을 새총으로 쏘면서 작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양측은 오후 2시부터 대치하던 중 오후 6시 9분께 용역업체 직원 150여명이 폐버스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교회 서쪽으로 진입하자 신도들의 저항이 격렬해졌다.
신도들은 공사장 전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화기 분말을 분사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용역은 물러가라, 철수하라", "우리는 죽을 각오가 돼 있다", "철수하지 않으면 투신하겠다"고 소리쳤다.
거센 저항에 밀린 용역 직원들은 작업을 중단했고 오후 6시 40분께 중장비가 철수했다.
행정대집행은 일몰 이후에는 할 수 없게 돼 있다. 해가 저물기 직전 용역업체는 철거 작업에 속도를 냈으나 결국 집행을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철수하게 됐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달 장위10구역 주택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제기한 건물 인도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패소했다.
교회 측은 최근 조합이 낸 명도소송에서 서울고법이 제시한 강제조정안에 대해 이의를 신청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법원이 제시한 보상금 150억원 상당의 조정안을 거절했다.
성북구 장위10구역 한복판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 등 문제로 재개발에 반발해 왔다. 부동산 권리자인 조합은 작년에만 세 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신도들과 충돌하면서 모두 실패했다.
지난 4월 4차 명도집행은 법원 측이 교회 내 농성 중인 신도가 많아 집행인력과의 충돌로 발생할 피해를 우려해 당일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