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윤석열은 누구…9수 특수통 검사‧與野 정권 맞서다 대통령 후보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지명 감사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 후 주로 특수부 검사로 활동한 윤 후보는 박근혜‧문재인 정권 수뇌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강골 검사 이미지를 얻었다. 당초 '정치의 길'을 꿈꾸지 않았지만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는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9수 끝에 사시합격, 특수통 검사…'형님 리더십' 돋보여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촬영한 모습. 윤석열 후보 측 제공
1960년 생인 윤 후보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윤기중 교수의 1남 1녀 중 장남이다. 교수 집안 자녀로 태어나 다소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충암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대학 재학 때부터 도전한 사법시험에선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술과 사람을 좋아했기 때문에 수험 생활을 집중하지 못해 아홉 번의 도전 끝에 시험에 합격했다. 서른 두 살에 합격한 탓에 윤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은 조윤선 전 장관과 강용석 변호사 등 대체로 5~6살 어린 후배들이 많았다.
 
서울대 재학 당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교내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모의재판 후 정보기관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외가인 강원도 강릉으로 잠시 피신해 있었다고 한다. 호남 지역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 비판적임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중도 확장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았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기전 모습. 윤석열 후보 측 제공

윤 후보는 연수원 졸업 후 1994년 대구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약 8년 만에 사표를 내고 2002년 대형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호사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윤 후보는 검찰에서 야간 수사를 하며 먹었던 '짜장면' 냄새가 그립다는 이유로 1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박근혜에 이어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정치 초보' 리스크 숙제

 친정인 검찰로 복귀 후엔 승승장구했다. 지난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현대차그룹 비리 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며 특수부 검사로 명성을 얻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정치적인 사건을 담당하면서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2013년 10월 21일 당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에서 일했지만,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윤 후보를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했다. 수사 과정에서 정권 수뇌부와 대립각을 세웠고, 당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의 질의에 윤 후보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치면서 이후 사실상 좌천됐다.
 
좌천돼 지방을 떠돌던 윤 후보를 다시 중앙으로 불러들인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국정농단 수사를 위해 박영수 특검팀이 출범했고, 박 특검은 윤 후보를 수사팀장으로 임명했다. 윤 후보는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지난 2019년 6월엔 검찰총장으로 임명됐지만 직후 '조국 사태'를 겪으며 현 정부와도 대립각을 세웠다.

조 전 법무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불거진 코링크 펀드, 웅동학원, 부산대 입시 비리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자, 현 정권 수뇌부는 강력 반발했다. 조 전 장관 낙마 이후 윤 후보는 검찰총장 직을 수행하며 정부‧여당과 신경전을 지속했다. 급기야 여당 대표 출신인 추미애 의원이 법무장관으로 이동해 현직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 끝에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3월 총장 직에서 사퇴, 대선 출마를 위해 정치에 뛰어 들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는 모습. 그는 이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지난 3월 총장 직에서 사퇴했다. 연합뉴스
검찰총장 직 사퇴 후 약 4개월 간 장외에서 머물던 윤 후보는 자신의 향한 여권의 압박과 주변의 권유 끝에 지난 7월 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입당 후엔 경선준비위원회 주최 토론회 참여 여부 등을 놓고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주 120시간', '아프리카 손발 노동' 등 각종 실언이 이어지면서 중도층 지지율도 서서히 하락했다. 본경선 과정에선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어 '개 사과' 논란으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권교체의 열망이 반영된 막대한 당원표심을 기반으로 5일 최종 대선후보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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