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 후 주로 특수부 검사로 활동한 윤 후보는 박근혜‧문재인 정권 수뇌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강골 검사 이미지를 얻었다. 당초 '정치의 길'을 꿈꾸지 않았지만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는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9수 끝에 사시합격, 특수통 검사…'형님 리더십' 돋보여
서울대 재학 당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교내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모의재판 후 정보기관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외가인 강원도 강릉으로 잠시 피신해 있었다고 한다. 호남 지역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 비판적임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중도 확장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았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연수원 졸업 후 1994년 대구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약 8년 만에 사표를 내고 2002년 대형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호사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윤 후보는 검찰에서 야간 수사를 하며 먹었던 '짜장면' 냄새가 그립다는 이유로 1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박근혜에 이어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정치 초보' 리스크 숙제
친정인 검찰로 복귀 후엔 승승장구했다. 지난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현대차그룹 비리 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며 특수부 검사로 명성을 얻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정치적인 사건을 담당하면서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에서 일했지만,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윤 후보를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했다. 수사 과정에서 정권 수뇌부와 대립각을 세웠고, 당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의 질의에 윤 후보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치면서 이후 사실상 좌천됐다.
좌천돼 지방을 떠돌던 윤 후보를 다시 중앙으로 불러들인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국정농단 수사를 위해 박영수 특검팀이 출범했고, 박 특검은 윤 후보를 수사팀장으로 임명했다. 윤 후보는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지난 2019년 6월엔 검찰총장으로 임명됐지만 직후 '조국 사태'를 겪으며 현 정부와도 대립각을 세웠다.
조 전 법무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불거진 코링크 펀드, 웅동학원, 부산대 입시 비리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자, 현 정권 수뇌부는 강력 반발했다. 조 전 장관 낙마 이후 윤 후보는 검찰총장 직을 수행하며 정부‧여당과 신경전을 지속했다. 급기야 여당 대표 출신인 추미애 의원이 법무장관으로 이동해 현직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 끝에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3월 총장 직에서 사퇴, 대선 출마를 위해 정치에 뛰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