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일상회복 진입을 발표하며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를 하나의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당분간 확진자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큰 방향성은 이미 정해졌고,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정교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4일 백브리핑에서 언제쯤 정부의 비상계획 발령기준이 확정되느냐는 질의에 "비상계획 가동은 단순히 확진자 숫자라든가, '병상 가동률 몇 퍼센트면 즉시 이행한다'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이 (중환자 병상이) 60% 차면 예비경고를 해야 한다고 한 것도 (정부 초안에 담긴) '병상 가동률 80%'라고 하는 것은 거의 병상이 다 찼다고 보는 개념이기 때문"이라며 "지난번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일상회복 이행계획을) 브리핑하실 때 병상가동률 75% 정도를 가이드라인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의료대응여력이나 여타 방역지표 중 어느 한 가지 수치만으로 비상계획 발령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반장은 "병상가동률뿐 아니라 확진자 숫자, 병상가동과 연관되는 확진자 내의 중증환자 비율, 환자 발생추이 등까지 검토해서 (발령)하는 것"이라며 "(특정 지표의) 숫자를 명확히 공개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가이드라인의 범위 정도를 논의해야 될지 등의 부분은 발표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일부터 이제 막 이행단계가 시작됐다"라며 "현재 확보된 병상으로는 (하루 확진자) 5천 명 정도를 (감당) 가능하다고 했지만 병상 효율화 문제와 행정명령으로 추가적으로 확보할 병상이 있고, 재택치료가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에 병상가동률 하나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을 총괄적으로 논의하는 민관 합동기구인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좀 더 정밀하게 다듬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도 "의료체계 여력에서 가장 중시하는 건 중환자 치료 여력"이라며 "그 부분과 함께 중증환자 및 사망자 발생비율이 어떻게 변동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유행양상에서 총 확진자 수, 고령층과 미접종 그룹 내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될 거라 판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지표체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상회복 지원위의) 방역의료 분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현 유행세에 대해 다소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두고 박 반장은 "저희가 비상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거나 지금 상황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행계획 발표내용처럼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 정도를 기준으로 보고 있다며 "또 현재는 (하루 확진) 5천 명 정도에 대응할 수 있지만 만약 1만 명 정도로 늘어난다고 했을 때는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에 대한 대응계획은 정해져 있다. 발표 시점에서도 비상상황에서 병상여력이 있을 때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의 큰 방향들은 설정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면,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범위를 늘린다거나 (다중시설의) 영업시간 일부를 제한한다거나 하는 안(案)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느 정도 (대응을) 우리가 할 수 있는지 좀 더 디테일하게 본다는 것"이라며 "확진자의 갑작스러운 증가에 대한 비상계획 안은 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비교적 의료대응체계 여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 반장은 "중환자 병상은 584병상이 비어 있어서 52.6% 가용 가능하다"라며 "감염병전담병원도 전체 44.7%(4494병상)의 가용 여력을 보유하고 있고, 생활치료센터는 52.4%의 가용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365명으로 지난 주 평균 수치인 333명보다 다소 오른 상태다. 손 반장은 "대략 (위중증) 500명 이내에서는 우리 의료체계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주일간 신규 환자는 지난달 29일 2124명→30일 2104명→31일 2061명→11월 1일 1685명→2일 1589명→3일 2667명→4일 248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101.7명이 확진된 셈이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전날(오늘 0시 기준 발표) 발생한 사망자는 24명으로 약 10개월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