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이 우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 금통위에서 추가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쏟아낸 말들이다.
이 총재의 이 발언을 토대로 시장에서는 오는 25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려 1.0%를 만들것이라는 전망이 절대 다수설이 돼 왔다.
이 총재는 이어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지 않느냐는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 질문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을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와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었다.
또다른 위원은 "금융상황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완화된 점을 감안하면 인상에 따른 단기비용 보다 중장기적 시계에서 금융안정과 기대인플레이션 안착을 통한 편익이 더 클 것"이라고 역시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위원들이 11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해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는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되는 것으로 시장은 평가했었다.
그러나 3분기 GDP 즉 실질 국내총생산이 2분기 보다 0.3% 성장하는데 그치고 연 4%대 GDP 성장률 달성에 적신호가 들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였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3분기와 4분기에 0.7%씩만 성정해도 연간 4%대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봤지만 저조한 3분기 실적을 감안할 경우 연간 4%대 성장이 어려워 질 수도 있어 보인다.
이는 11월 기준 금리인상으로 위축을 더 키울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금리인상 신중론이 고개를 들 듯 했다.
그렇지만 2일 발표된 물가지표는 이런 신중론을 다시 물 밑으로 밀어 넣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08.97로 지난해 10월 105.61 대비 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하기는 2012년 2월 3.0% 이후 9년 8개월 만인데 특히, 3.2%는 역시 2012년 1월 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통신비 인하라는 기저효과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10년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물가는 물가당국을 자처하는 한국은행으로서는 3분기 성장률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삼을 에이스카드가 생긴 것이다.
한화증권 김성수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1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1월에도 인상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랐고 3분기 저조에도 불구하고 경제수준이 상당히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도 "11월에 이어 1월에도 인상할 것 같다"면서 "2월에까지 세 번 인상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리고 이렇게 되면 이른바 영끌로 대출을 모아 아파트를 산 서민들의 고통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데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 까지 긁어모아 아파트를 샀다는 대기업 중견사원 A씨는 "제 월급은 모두 은행에 원리금으로 내고 아내의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올린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영끌족의 걱정은 실제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의 방침이나 추경으로 경기를 살리려는 정부 정책과는 엇박자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