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엠넷에서 방송한 '투 비 월드 클래스'(TO BE WORLD KLASS)를 통해 선발된 10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티오원(TO1)은 데뷔한 지 이제 일 년 반이 갓 넘은 신인 그룹이지만 올 초 녹록지 않은 일을 겪었다. 매니지먼트 업무를 두고 소속사와 대행사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시끄러웠고, 팀명과 팬덤명까지 달라졌다.
그들에게 새로 부여된 이름 티오원은 '우리는 하나로 존재한다'(TOgether as 1)는 뜻이다. 티오원으로 처음 발매한 미니앨범명이 '리:본'(RE:BORN)인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티오오(TOO)에서 티오원이 되면서 다시 태어난 이들은 '하나 됨'을 강조했다.
2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웨이크원 연습실에서 티오원의 라운드 인터뷰가 대면으로 진행됐다. 미니 1집 '리:본' 이후 약 6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티오원은 이번 앨범을 통해 '선과 악'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더 뚜렷해진 팀의 정체성이 담겼다.
재윤은 "전 앨범이 티오원의 시작을 알렸다면, '리:얼라이즈'는 이게 티오원의 정체성이구나 각인하기 위해 노력한 앨범"이라며 "'고운 악'과 '거친 선'이라는 두 가지 면을 다양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흔히 생각하는 선과 악의 이미지는 아니다.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배경을 묻자, 동건은 "고민하다가 (일반적인 개념을) 한 번 더 꺾어서 거친 선과 고운 악이라고 했다. 저희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이거라면 사람들도 흥미로울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리:얼라이즈'로 각인하고자 하는 티오원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재윤은 "'투게더 애즈 원', 우리는 하나로 존재한다는 거다. 열 명의 개성이 다 다르긴 하지만 하나의 무대를 하고, 하나의 표현을 하는 것 같다고 보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웅기는 "수록곡 중에도 정말 좋은 곡이 많아서 타이틀 후보들이 많았는데, 확실히 저희가 대중분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어서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있는 '노 모어 엑스'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민수와 재윤은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후렴구가 계속해서 귓가에 맴돌았다는 후기를 들려줬다.
찬은 이번 '노 모어 엑스' 퍼포먼스에 관해 "지난번에 나왔던 '선 오브 비스트'(Son of Beast)는 각 잡힌 군무 형식의 퍼포먼스였다면 (이번 '노 모어 엑스'는) 그루브함이랑 힙합이 좀 더 섞인 곡"이라고 소개했다.
티오원은 '노 모어 엑스'를 위해 표정 연기는 물론, 뿜어내는 바이브와 애티튜드까지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른 아티스트들의 직캠과 무대도 찾아봤다. 티오원이 참여했던 엠넷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의 출연진 무대를 주로 봤고, 최근 컴백해 활동 중인 세븐틴의 음악방송 무대도 봤다고 덧붙였다.
제이유는 "이번 앨범에서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다양하게 시도해본 것 같다. 그전에 보여드리지 못했던, 해 보고 싶었던 장르를 되게 많이 넣었다. 장르 모음집처럼 발라드도 있고, 알앤비도 있다. 준비하는 게 저희에게도 도전이었지만 생각보다 저희가 잘 표현해내서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수록곡 추천을 부탁하자 민수는 '인 마이 라이트'를 골랐다. 그는 "최애(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산책할 때나 출근, 퇴근할 때 들어도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동건은 "항상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하는데 이번 앨범 최애곡을 못 고르겠다고 했다. 너무 장르도 다르고, (모두) 그 장르를 최대한 잘 살리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를 못 고르겠다. 다 너무 좋은 곡들"이라고 자랑했다.
여러 장르를 시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장르나 곡이 있었는지 묻자, 지수는 타이틀곡 '노 모어 엑스'를 꼽았다. 지수는 "랩 비중이 되게 커서 보컬 멤버들도 랩에 도전하게 됐다. 처음 랩에 도전하다 보니 시작은 어려웠지만, 팀 내 래퍼 멤버들이 굉장히 많이 도와줘서 성공적으로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올해 5월 발매한 '리:본'은 티오원이라는 새 이름로 재정비한 후 낸 첫 번째 앨범이었다. 팀명 변경에 대한 멤버들 생각을 묻자, 민수는 "어찌 됐건 열 명의 멤버들은 같고 목표는 하나고, 그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건 변함이 없다. 저희 곁을 지켜주시는 투게더분들이 있어서 잘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동건은 "(지난 컴백이) 굉장히 긴 공백 후 나온 거여서 걱정을 많이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퍼포먼스도 성장한 거 같고 굉장히 많이 좋아해 주셔서 이번 활동도 기대가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수는 "히딩크 감독이 '나는 아직 굶주렸다'고 말하지 않았나. 저희가 굉장히 열심히 활동했지만 (여전히) 굶주려 있기 때문에 이번 활동 때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제롬은 "연습할 때는 서로 저희 모습만 모니터했다면 음악방송에서는 다른 아티스트분들 무대와 리허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 경험이 되고 레벨 업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호는 "'로드 투 킹덤' 때 선배님들 무대 보는 게 큰 공부가 된 거 같고, 비대면이지만 음악방송과 무대 준비하다 보니 그만큼 카메라와 더 친숙해질 수 있고 더 세밀하게 준비하는 기회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경호는 "모든 멤버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과거 추억을 공유할 때 공통점도 많고 말도 잘 통한다. 그런 동질감이 (팀으로서) 결속력을 갖게 하는 것 같다"라고, 제이유는 "각자 맡은 역할에서 그 멤버가 빛을 발할 때 정말 멋있고 존경하게 되고 의지가 된다. 같은 팀으로 뭔가 큰 걸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우선 이번 활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음원 차트 진입'이다. 재윤은 "저희가 앨범 곡 하나하나에 공을 많이 들이는데 그 곡들이 차트인하면 좋지 않을까. 그만큼 많이 들어주신다는 뜻이니까. 저희가 저희 곡을 많이 아끼다 보니 자랑하고 공유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제이유는 "전 세계 많은 분들이 저희 이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더 많이 무대를 찾아봐 주신다면 원동력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재윤은 "제이유 말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게 아마 가장 큰 목표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티오원의 두 번째 미니앨범 '리:얼라이즈'는 오늘(4일) 저녁 6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