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천516차 수요시위와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연대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로 서울 시내 집회·시위 인원 제한이 풀린 후 첫 수요일인 이날 자유연대가 사전 집회신고를 통해 '평화의 소녀상' 앞 공간을 차지하면서 정의기억연대는 원래 장소 대신 남서쪽으로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집회·시위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알리는 '수요집회'를 둘러싸고 진영 간 갈등이 격화됐다.
3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매주 수요집회를 열던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연대와 친일세력 청산을 주장하는 반일행동 사이에서 집회 장소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당초 자유연대가 소녀상 앞에 집회·시위 신고를 마쳐 장소를 선점했으나 이날 이른 아침부터 소녀상 앞을 점거한 반일행동 측에 의해 해당 장소에 들어가지 못했다.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친일세력 청산을 주장하는 반일행동 집회와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연대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일행동 측 인원 10여 명은 '일본군성노예문제 완전해결' '친일반역무리청산!' 등 문구가 쓰인 피켓과 현수막을 펼치며 소녀상 앞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친일반역 세력이 떠날 때까지 여기서 벗어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자유연대는 바로 옆에 확성기가 달린 차를 세워 "반일행동 단체는 자유연대의 합법적인 집회를 불법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경찰에 반일행동 측을 강제 해산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반일행동 참가자들뿐 아니라 경찰에게도 소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단체 사이 신경전이 이어지자 경찰은 "반일행동은 자유연대가 신고한 집회 장소 밖으로 이동해 공무집행에 협조해달라"고 방송을 반복했다.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친인세력 청산을 주장하는 반일행동 집회와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연대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을 대비해 이날 4개 부대 약 240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소녀상 주위에는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집회 장소 인근에는 펜스를 세웠다. 일부 유튜버들이 욕설을 하거나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려하자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2시 정의연은 기존에 수요집회를 열었던 장소인 소녀상 앞에서 10m쯤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1516차 정기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수요집회 장소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통제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516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연은 "이제 우리 곁에 남으신 고령의 13분의 생존자분들에게 늦었지만 '희망'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가 할 의무"라며 "일본정부는 침략전쟁의 과거사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기존에 수요집회를 하던 소녀상 앞은 못하게 됐다"며 "11월 동안은 이곳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2월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점점 더 먼 곳으로 밀려날 듯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요집회가 진행되자 보수단체와 일부 유튜버들은 욕설을 섞어가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반일동상 진실규명 공대위는 "수요집회 중단 정의연 해체" "위안부동상 철거하라"고 외쳤다. 한 유튜버가 스피커로 노래를 크게 틀고 욕설을 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을 관리하던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조용했는데 집회 제한이 풀리면서 또 다시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