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연모'는 7.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다시 경신했다.
이날 '연모' 8회에서는 악행의 대가로 이휘(박은빈 분)에게 주먹세례를 받은 태감(박기웅 분)의 복수가 시작됐다. 공물을 두 배로 늘려달라 요구한 데 이어, 화해의 술자리를 가장해 휘의 호위무사 김가온(최병찬 분)을 공격,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때마침 나타난 정지운(로운 분)이 아니었다면, 두 사람의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였다.
더 이상 태감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던 지운과 이현(남윤수 분)은 그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그가 황제와의 두터운 신뢰를 이용해 황실의 물건을 빼돌리고, 황제의 재산에도 손을 댄다는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기로 한 것. 그의 처소에 몰래 드나드는 수상한 자가 있다는 목격담을 시작으로 은밀히 뒤를 밟으며 단서를 찾아 나갔다. 그 과정에서 휘가 자연스럽게 작전에 합류, 함께 반격에 나섰다.
이현은 태감의 안위를 명목으로 관군을 배치,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 사이, 휘와 지운은 태감이 은밀히 패물함을 건넸다는 의문의 남자(서진원 분)를 수소문했다. 황제에게 총애를 받는 후궁을 딸로 두었다며 으스댄다는 그는 명나라에서 건너 온 물건을 내놓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위장 잠입한 암시장에서 이를 직접 확인한 두 사람은 그가 자주 드나드는 노름판에서 덜미를 잡는데 성공했다.
후궁의 아버지가 털어놓은 태감의 사연은 이러했다. 어린 시절, 고작 쌀 한 섬에 명나라에 팔려간 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것. "배부르게 자라 백성들을 위하는 척, 가증이나 떠는 인간들을 모조리 밟아 버리는 것이 원"이라며 특히 휘에게 깊은 증오를 내보였던 이유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태감은 그와 함께 팔려갔던, 그래서 버거운 타지 생활에서 유일하게 버틸 이유가 됐던 황제의 후궁(김은민 분)을 은애하고 있었다. 아비라는 작자의 무리한 요구도 들어준 이유였다.
하지만 휘는 태감의 비밀을 약점으로 잡지 않았다. 대신 비리를 기록한 장부를 입수, 그의 악행을 낱낱이 짚으며, 공물 상납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 나라의 세자로서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때 춥고 배고프게 떠나게 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그녀와의 비밀을 끝까지 묻겠다고 약조했다. 치명적인 비밀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아프고 힘든 일인지 휘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휘의 진정한 리더십이 빛난 순간이었다. 그 진심에 동요한 태감은 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기억과 함께 '고국'을 떠났다.
사절단이 떠나고, 무사히 중책을 마친 휘와 지운, 그리고 현과 가온은 술잔을 부딪히며 회포를 풀었다. 술자리가 파하고, 지운은 오랜만에 마음껏 웃던 휘가 떠올라 폐전각을 홀로 찾았다. 가시지 않는 여운에 홀로 술잔을 비우던 그의 눈앞에 반딧불이를 따라 들어온 휘가 나타났다.
그렇게 둘만의 소중한 추억이 서린 폐전각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던 지운은 또다시 강렬한 떨림을 느꼈다. 태감의 사연을 안타까워하는 휘에게서 서슬퍼런 동빙고 마마가 아닌, 고운 마음을 봤기 때문이었다. 은연중에 보이는 휘의 미소를 멍하니 바라보던 지운은 저도 모르게 이끌리듯 휘의 볼에 입을 맞췄다. 터질 것 같은 심장에 잠시 얼어붙은 두 사람 사이를 영롱한 달빛이 채우면서 앞으로의 로맨스 전개를 기대케 했다.
'연모' 9회는 오늘(3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