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의 선배 김영철은 2일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 FM'(이하 '철파엠') 방송에서 고인이 생전에 SNS에 남긴 글을 읽었다. 어머니와 함께 본 드라마 '미생' 감상, 로봇청소기 사용법, 이벤트 하는 거리의 커플 등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일상이 녹아 있는 에피소드들이었다.
말미에는 '철파엠' 고정 게스트였던 박지선이 마지막 방송 당시 건넸던 인사가 나왔다.
박지선은 "여러분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라. 밝게 인사하고 저는 가야겠다. 항상 저도 같은 청취자 입장에서 함께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영철은 "참 안 믿긴다. 안 그래도 글을 읽는데 심장이 뛰더라. 마지막 '철파엠'에서 인사하는 음성을 들으니까, 사실 '철파엠' 스튜디오에 지선이 스티커 사진이 있어서 종종 보는데 오늘처럼 목소리 들으면 올 거 같기도 하다"라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이어 "작년 11월 2일이었다. '철파엠'과 함께했던 지선씨가 떠난지 1주기가 되는 날이다. 꿈에 나타났는데 설명이 잘 안 된다. '그냥 선배님' 하니까 '어' 하면서 꿈에서 깼다. 4시 50분에 일찍 깼다"며 "그래서 오늘 지선이 1주기구나 했다. 내년쯤에 게스트로 올 것 같지 않냐. 목소리 듣는데 종일 목소리가 들릴 거 같다. 계속 지선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겠다. 이 자리에서 지선이 대신 웃음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박성광은 고인의 납골당을 찾았다.
그는 이날 SNS에 꽃다발로 가득한 고 박지선의 납골당 사진을 올리고 "오늘 널 만나러 간다고 어제부터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을 했는데, 차려입은 날 보면 뭐라고 말할지 눈에 선하다"라며 "오늘 들려준 노래 뭔지 알지? 아이디어 회의하게 꿈에 들러. 변한 건 없다.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지선이. 또 올게 또 보자"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이윤지와 가수 알리도 납골당에서 고인을 애도했다.
이윤지도 같은 날 SNS에 고인의 납골당을 배경으로 알리와 찍은 사진과 함께 "오늘 날이 너무 좋다 지돌아(박지선 애칭), 가을 소풍 가는 기분으로 너를 만나러"라고 글을 올렸다.
알리 역시 똑같은 사진을 SNS에 올리고 "다른데 같고, 같은데 다른, 우리 셋"이라고 우정을 추억했다.
지난 1일 1주기를 맞아 에세이 '멋쟁이 희극인-희극인 박지선의 웃음에 대한 단상들'이 발간되기도 했다. '멋쟁이 희극인'은 박지선이 생전 자신을 수식하던 말이자 SNS 계정 이름이다.
이 에세이에는 박지선의 친구들인 김숙, 송은이, 이윤지, 박정민 등이 고인의 이름으로 모은 노트 속 207편의 글과 그림이 담겨 있다.
박지선의 친구들은 "박지선이 들려주고 싶었던, 그렇지만 들려주지 못했던 즐거운 이야기들을 두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이 글들이 세상을 만나는 가장 좋은 도구로, 박지선이 늘 함께하고 사랑했던 책을 떠올렸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노트 속에는 콩트 아이디어 메모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평생 다른 사람을 웃게 하기 위해 노력하던 박지선의 노력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고 박지선은 지난해 11월 2일 서울 마포구 자택 안방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6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