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 연루 가능성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 몸통으로 지목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조만간 김씨의 관여 여부 확인을 위한 소환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2일 오후 권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권 회장이 회사 내부정보를 유출하고 이른바 '선수'들을 동원해 주가를 관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범행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론 권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들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 유도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하게 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팀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의 횡령·배임 정황도 포착해 부인 안모씨에 대한 조사도 최근 진행했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씨는 2010년 권 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계좌를 맡겨 '전주(錢主)'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3년쯤 도이치모터스 계열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있다.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김씨 측에선 이 사건의 공소시효조차 만료됐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수사팀은 선수들의 활동이 2012년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공소시효 만료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포괄일죄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 회장을 불러 조사한 만큼, 이달 중 김씨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직접 조사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관측되지만 아직 김씨 소환통보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 측은 검찰이 각종 금융조사를 진행했음에도 수익분배 합의나 관련 흔적 등 이렇다할 물증 없이 장기간 흠집내기식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해 주가조작 선수로 활동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와 이모씨 등 2명은 오는 19일 첫 재판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와 이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19일로 정했다. 재판이 예정된 이씨는 윤 전 총장 부인 김씨의 계좌를 관리했다고 알려진 이씨와는 또 다른 인물이다. 김씨와 직접적인 접점이 있는 이씨는 현재 잠적해 검찰 추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