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으로 몰린 시선을 돌리고, 여론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경우, 국회에 이미 제출된 예산안에 대한 문제여서 여야뿐 아니라 당정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아직도 삐걱되는 '원팀 선대위'에 다시 균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 후보의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론에 민주당 지도부는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가 "1인당 100만 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48~50만 원 가까이 지급됐다"면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국민 1인당 최하 30만 원~50만 원 정도는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말한 다음날인 1일 당 지도부는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 후보가 최근 던진 화두는 외면하지 못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대상 확대 등 당면한 과제부터 주 4일제 (근무) 등 중장기적 과제가 있다. 정책의총을 활성화해 당론을 신속하게 모으고 제도화해 나설 수 있게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 역시 서면 브리핑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국민의 고통과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대장동을 찾아가 오히려 추가이익환수제와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부동산감독원 신설 등의 대안 정책을 적극 던지기도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추가 이슈가 비판을 산다고 해도 여론 지형 자체가 이 후보를 중심으로 짜여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주 4일 근무제 등은 장기적으로 검토해볼 수도 있는 비전 제시로 메시지 선점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찬반 토론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이 후보에게 주도권이 돌아갔던 상황과도 비슷하다. '반(反) 기본소득'으로 이 후보가 떴듯이 '반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국민의힘 마지막 토론회에서도 주요 화두는 '누가 이재명을 꺾을 적임자'인가로 모아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대폭 삭감된 지역화폐 발행 예산에 대해 증액에 나설 예정이다. 지역화폐는 이 후보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또 이 후보의 주장대로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더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액 증액 방안에 대한 논의에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가지고 있는 '급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워 여권 내 거부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이번 정기 국회에서 당정청 간 불협화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소요될 예산은 15조 원 이상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해선 국채 발행 등이 필요하다. 일관되게 전국민 지원에 반대를 해온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논쟁이 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