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자극적이지 않게"…임창정 17집은 '편안한 음악'

'별거 없던 그 하루로'와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 더블 타이틀
황정민-하지원-고경표-경수진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화제
"안 해 본 것에 도전, 수록곡 중 편안해진 음악 많아"
모두가 힘든 상황, '이겨낼 수 있다', '힘내자'는 내용 가사에 담아

가수 임창정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에서 정규 17집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임창정이 돌아왔다. 신곡 10곡을 채운 열일곱 번째 정규앨범 '별거 없던 그 하루로'는 지난해 10월 낸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 이후 약 1년 만의 새 앨범이다. "일단 17집까지 끌고 왔고 더 끌고 가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라는 그는 곡 수를 채우는 것보다, 자신을 기다려준 팬과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1일 오후 3시 40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임창정 정규 17집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발매 기념 온·오프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방송인 한석준이 MC를 본 이날 행사에서 임창정은 타이틀곡을 미리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했다.

임창정은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 제가 하는 음악은 임창정 특유의 톤이 있다. 기승전결 확 지르고 브리지 갔다가 더 지르고 이런 정형화된 느낌을 어떻게 탈피해 볼까, 나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해 보고 싶은데… 거기에 중점을 둬서 곡을 쓰고 가사도 썼다"라고 말했다.

이번엔 타이틀곡이 두 곡이다. '별거 없던 그 하루로'와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다. '별거 없던 그 하루로'는 임창정이 새롭게 시도하는 브리티시 팝 장르다. 그는 "요즘 제가 좋아하는 장르다.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너무 꽉 찬 음악이 아니라 누군가 내 귀에 속삭이는 것 같은 음악을 한번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요즘 스타일로 곡을 쓰려고 해 봤다"라고 전했다.

임창정은 지난해 10월 발매한 정규 16집 이후 1년 만에 새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황진환 기자
그는 "초반부 멜로디를 쉽게 썼다. 허밍으로 가이드를 만들어 모니터하는데 노래가 어렵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더 어려웠다. 수정하고 수정하다가 더 어려워진 거다. 쉽게 한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점점 더 어려워지더라"라며 "(들을 땐) 되게 편안하게 들리실 거지만, 저는 힘들더라. 음역을 잘못 선정한 거다. 제가 착각을 좀 했다. 옛날 생각만 하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보다 임창정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에 만족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타이틀곡이 좋다. 제가 하고 싶은, 여러분에게 표현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다. 상업적으로 치우쳐서 곡 쓰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서"라고 말했다.

뮤직비디오 역시 초호화 캐스팅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배우 황정민을 비롯해 하지원, 고경표, 경수진 등이 출연했다. 함께 식사하던 자리에서 도와줄 거 있으면 얘기하라는 황정민의 말에 바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부탁했다는 임창정은, 수차례 일정을 바꿀 만큼 바쁜 와중에도 황정민이 시간을 내 촬영에 임했고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는 임창정의 개인적인 경험담이 반영된 곡이다. 예전에는 트로트를 뻔하고 올드하다고 생각했고, 나이가 들어도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트로트를 흥얼거리고 찾게 됐다는 것이다.

임창정이 정규 17집 발매 기념 온·오프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임창정은 "전체를 트로트로 하고 싶진 않았고 맨 마지막에 트로트 한 소절을 구슬프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경쾌하면서 팝스러운 멜로디를 부르다 갑자기 현철 선배님의 '사랑은 얄미운 나비인가 봐'가 생각나서 대강 붙였다. 그걸 듣고 대표님이 너무 재밌다고 쓰러지시더라"라고 부연했다. 원곡 작곡가도 흔쾌히 그 구절을 써도 된다고 허락해서 곡이 탄생했다는 후문이다.

임창정은 "서장훈씨, 이수근씨가 발라드 하지 말고 이 노래를 먼저 하라고 했다. 주변 지인들도 다 이 노래를 먼저 (활동)하라고 했다. 반응이 좋을 거라며. 그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더블 타이틀이 된 것"이라며 이 곡으로 음악방송 활동도 계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수록곡도 대부분 듣기 편한 곡으로 만들었다는 임창정은 "힘든 일이 있고 다 어렵지만 이게 인생의 일부분이니까 (좋아질) 그날을 위해서 너무 많이 힘들어하지 말자는 얘기다. 위안을 줄 수 있는 가사와 '힐링'에 포인트를 줬다. '습관처럼 우리 또 이겨나갈 수 있어', '힘내자'라는 얘기가 되게 많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정규 17집으로 얻고 싶은 성과를 묻자, 그는 "매년 앨범 내서 팬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 좋다. 그게 제가 음악 하는 동기와 모든 것의 전부 같다"며 "내년에도 또 (앨범 발매)할 수 있을 정도까지 성과가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1995년 가수로 데뷔해 올해 26주년을 맞았고 지금까지 무대에 1만 번 넘게 올랐는데도 올라갈 때마다 떨린다고 고백한 임창정의 정규 17집 '별거 없던 그 하루로'는 오늘(1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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