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주교는 이날 바티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정부도 그렇지만 교황청도 여러 길을 통해 교황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주교는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한 적 있는가'라는 물음에 "제가 직접 접한 적은 없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만났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유 대주교는 그러면서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어렵다고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라 (교황의 방북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의 방북 제안에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교황청 자체로도 방북을 위한 북한 측과 접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유 대주교는 "교황청은 북한뿐만 아니라 어려운 나라가 있으면 뭐든 지원하려고 노력한다"며 "언제든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차원에서 (북한을) 도울 준비는 돼 있다"고도 했다. 교황의 방북은 코로나19 백신 공급 등 북한을 향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어 "국제관계가 그렇듯 '기브앤테이크' 식으로 북한에서 '이런 것을 해준다' 하면 교황청도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 충분히 그런 (북한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유 대주교는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라면서 "북한도 다른 나라와 수교를 하는 만큼 북한이 (지원을) 받겠다고만 하면 길이 충분히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황청이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특히 절대 권력을 가진 분들에게 돈으로 잘 지원을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대주교는 이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을 만난 뒤 같은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시간 넘게 회동한 내용에 대해 "교황께서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를 말씀하셨으리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