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공한 프로그램은 늘 '그 이후'에 관한 질문을 받는다. 이미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 2 제작은 기정사실이고 이번엔 남성 댄서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등 여러 이야기가 도는 상태다.
29일 오후, '스트릿 우먼 파이터'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던 여덟 크루 라치카·원트·웨이비·코카N버터·프라우드먼·홀리뱅·훅·YGX 리더들과 최정남 PD, 권영찬 CP가 참석해, 프로그램 전후 변화와 시즌 2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일문일답 이어서.
▶ '스우파' 댄서들은 미션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제작진은 어떻게 봤나.
최정남 PD : 주어진 미션과 경쟁에 있어서는 정말 치열하게 승부욕 갖고 싸워주셨고, 결과에 승복하고 본인이 1등 아니더라도 리스펙(존중)하는 모습 많이 보여주셨다. 춤이라는 장르를 하는 스포츠 선수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 리스펙하는 것 자체에서 댄서들의 성숙함을 많이 느꼈다. 시청자분들도 우승자만을 주목하는 게 아니라 연습 과정도 많이 봐주시는 등 보시는 수준도 높아진 것 같다.
가비 : 여성 댄서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댄서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댄서를 무대에서 가수를 빛내주기 위한 사람들이라고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이들이 얼마나 개성 넘치고 재미있고 실력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직캠도 뜬 것 같고.
리헤이 : 여성 댄서가 아니라 댄서 인식이 좋아졌고 그게 정말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다. 저는 언더신에서만 활동하던 사람이다 보니 제 학생의 부모님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썩 마땅치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 통해서 한 번에 정리가 됐다고 하더라. (저의 춤과 작업을) 어느 정도 한 번에 확 이해시키는 부분이 생겨서 이 프로에 감사함을 느낀다.
허니제이 : '여성'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해 주신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저희는 여자라서 뭐가 다르고 이런 생각을 딱히 하지는 않는다. 근데 뭔가 일반적으로 여성 댄서라고 하면 쇼적인 부분, 뭔가 볼거리 이런 정도의 가벼운 느낌과 뉘앙스가 있었던 것 같다, 과거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여자들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여자들의 열정을 보여주고 여자들의 의리, 우정을 보여주지 않았나. 그러면서 더 멋있게 보시는 거 같다. 여자 댄서들 예쁘다, 섹시하다가 아니라 멋있다는 느낌을 받고,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인식이 많이 변했구나 느낀다.
아이키 : 가르치는 상황을 보면 여성 친구들이 더 많다, 비율적으로. 여성 친구들이 댄서가 (더) 되고 싶어 하는 건 맞는 거 같다. 그런 상황에서 멋진 여성분들이 나와서 본보기가 되어준 것에 대해서는, 지금 도전하는 친구들에게 확실히 좋은 방향성이 된 것 같긴 하다. 너무 자랑스럽다. (…) 춤을 좋아하는 남자, 여자 누구든 간에 즐길 수 있고 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실히 열어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 '스우파'를 하면서 일에 대한 가치관이나 방향성이 달라졌는가.
모니카 : 꿈이 좀 더 커졌다. 제가 좀 현실적인 성격이다. 케이데이가 '스우파' 나오기 전에 모니카쌤 굉장히 무기력해 보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하고 나서 옛날에 봤던 거랑 비슷한 에너지가 나오는 거 같다고 하더라. '스우파'에서 제가 한 거라곤 싸운 거랑 운 거밖에 없는데. (웃음) 내가 에너지가 좋아졌어, 했는데 제가 다시 동기부여가 된 거다. 그 부분이 제일 달라졌다. 저에게 새로운 동기가 생겼다.
권영찬 CP :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셨던,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스우파' 토크 갈라쇼 통해서 보여드릴 예정이다. 여덟 크루 다 나와서 재미나게 토크도 하고 '스우파'에서 보지 못했던 춤도 보여드리는 페스티벌 느낌의 버라이어티 쇼다. '스트릿 걸스 파이터'는 전국 십 대 여고생 크루 뽑는 프로그램인데 여덟 크루의 리더들이 심사위원으로 함께한다. '스우파'로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덟 크루 리더들이 계속 댄스 신을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아서 하는 거다. 재미 포인트는 참가자가 아닌 심사위원으로서의 모습이 될 거 같다. 십 대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댄서 리더들과 만나 성장하는 부분이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시즌 2를 과연 하는 건가. '스트릿 맨 파이터' 론칭 이야기도 있더라.
권영찬 CP : 댄스 신에서 '스우파 시즌 2' 출연 얘기를 들었다, '스맨파' 얘기를 들었다 이런 게 있는데 저희가 (지금) 하나도 한 게 없다. 타 방송에서 유사 방송 만든다는 얘기 들었는데 댄스 프로가 많이 생기는 건 저희는 되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시즌 2로 오리지널리티의 힘을 보여줄 생각이다. 아무래도 '스트릿 맨 파이터'로 많이 열려 있는 상태다.
▶ 향후 활동 계획은.
허니제이 : 결국에 이 관심은 우리나라에 댄스 신을 만들어준 선배님들이랑 그걸 이끌어와 줄 동료들이랑 앞으로 이끌어나갈 후배들까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만들어진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알아보고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제작진분들 감사하고 그걸 알아봐 주신 시청자분들 너무너무 감사하다. 저희는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댄서들 모두 본업에 충실하면서 살 테니까 앞으로도 이쁘게 많이 봐 달라.
아이키 : 생방 중에 제가 이상한 쓸데없는 말 해서 죄송하고 (일동 폭소) 너무 진심으로 기뻐가지고… 이번 스우파 통해서 한국에 있는 멋진 댄서들이 더 잘 되는, 한 걸음이 아닌 열 걸음 더 나가는 상황이 된 거 같아서 너무 기쁘다. 남녀노소 일반인 대중분들도 정말 '아, 춤이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느끼시면서, 코로나 나아지면 편하게 춤을 배우러 가시길 기대해 보도록 하겠다. 춤을 많이 사랑해 달라. 감사하다.
효진초이 : 원래 제 인생의 좌우명이 계획 없이 사는 거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거다. 현재 만나는 사람들한테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대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 같다. 지금처럼 당장 해야 될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그러다 보면 더 재미나고 다양한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앞으로도 댄서로서의 많은 활동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모니카 : 일단 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졌다. 그런 동기부여를 하게 해 주신 두 분(최정남 PD·권영찬 CP)께 감사드린다. (꿈을) 구체화하고 있다. 댄서라는 직업의 아이덴티티 생각했을 때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아 보인다. 춤 안에 굉장히 많은 예술이 섞여 있다. 그걸 끼라고들 한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춤 잃어버리고 다른 직업으로 갈 수도 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저는 최대한 춤이라는 본질을 흐리지 않는 선에서 댄서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하면서 살아갈 거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