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25일 벌어진 유·무선 인터넷망 마비 사태와 관련 책임을 시인하고 재차 사과했다.
아울러 테스트베드를 전국 단위로 운영하고 라우팅 오류 확산 방지 기능을 엣지망에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
KT는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KT 네트워크 장애 원인분석 결과'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KT는 이번 장애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면밀히 수립하고 피해 보상방안도 최종 결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일단 야간시간대인 오전 01시에서 06시 작업을 승인받은 뒤 주간 작업을 벌인 것에 대해 사과했다.
KT는 "일반적으로 KT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된 작업은 야간에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작업계획서 제출 및 승인 과정을 거쳐 KT 직원의 입회하에 진행된다"며 "이번 장애의 경우 야간작업으로 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해 주간에 작업이 이뤄졌으며 KT 직원도 이를 양해하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탈이 이루어진 예외적인 사례"라며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강화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5일 KT 부산 국사에서 기업망 라우터(네트워크 간 통신을 중개하는 장치)를 교체하던 중 일어났다.
KT의 부산 협력사 직원이 'exit' 명령어를 누락한 것이 라우팅(경로 설정) 오류의 단초가 됐고 내부 안전장치가 없는 탓에 전국으로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새벽 1~6시에 하는 야간작업으로 승인된 작업을 대낮에 수행하고, 작업 관리자 없이 협력업체 직원들끼리만 라우팅 작업을 수행하는 등 관리상 문제점도 드러났다.
KT는 크게 두 가지의 재발방지책을 제시했다.
먼저 지역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가 별다른 제한 없이 전국 단위로 확산하며 문제 크기를 키운 것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 단위로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T는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에서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테스트베드는 실제 환경과 동일하게 적용된 모델실로, 연동 사전에 네트워크 작업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현장까지 확산하지는 않은 상태다. KT는 이를 전국단위로 적용해 사고 재발을 막겠다고 설명했다.
라우팅 오류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엣지망 단위까지 오류 방지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설명했다.
KT는 "KT의 전국망은 크게 센터망-중계망-엣지망으로 구성되며, 라우팅 오류 확산 방지 기능은 센터망과 중계망 단위에는 이미 적용되어 있다"며 "이번에 전국적 장애를 야기한 엣지망 단위 라우팅 오류도 국지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엣지망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