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9일 마지막 대선 본경선 1:1 맞수토론을 진행했다.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모병제와 주식시장 공매도, 대입 정시 100% 정책을 두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반면 원희룡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날카로운 질의 없이 덕담을 주고 받는 등 토론 내내 '깐부 모드'를 이어갔다. 사회자 조차 "두 토론이 상당히 달랐다. 치열한 정책 현안을 두고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책으로 치열하게 충돌한 유승민·홍준표
두 후보는 토론 초반부터 상대 정책을 두고 치열한 토론에 들어갔다.
홍 후보가 주장하는 '주식시장 공매도 완전 폐지' 정책에 대해 유 후보는 "글로벌 자본시장이 하나같이 돼 있는데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완전 폐지하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매우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불법공매도, 차입공매도 이런 것은 규제하고 공매도 상환 기간이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다른 것을 조정하면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지금의 공매도 제도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본다"라며 "(다만) 유 후보가 말한 부작용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면 완전 폐지는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의 모병제 정책에 대해 '병역 불평등'을 우려했다. 유 후보는 "저는 모병제가 부잣집이 낸 세금으로 가난한 집안의 자식을 군대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늘 주장했다"라며 "홍 후보도 4년 전에는 징병제를 주장하셨는데 왜 바뀌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지금 군대 자체가 복무기간이 짧고, 점점 군대 갈 사람이 줄고 있다"라며 "저는 강군을 육성하고 군인다운 군인을 기르려면 군대에 지원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강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모병제로 전환했다"고 답했다.
다시 유 후보는 "모병제를 한 미국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하는데 병력 모집이 안 돼 죄수를 사면해주는 조건으로 군대에 보냈다"라며 "또 군대 가는 대다수 사람이 흑인 아니면 히스패닉인데 우리나라가 이렇게 안 된다는 보장이 있는가"라고 재차 병역 불평등을 우려했다. 이에 홍 후보는 "꼭 그렇게 볼 것은 아니다. 그런 식으로만 본다면 어느 정책도 실시하기 곤란하다"라며 "모병제로 일당백 강군을 만들 수 있다"고 맞섰다.
두 후보는 '대입 정시 100%' 정책으로도 토론을 벌였다. 유 후보가 "수능 100%인 정시 100% 정책 진짜 하시겠는가?"라고 묻자, 홍 후보는 "단계적으로 할 것. 내신은 안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그러면 (학생들이) 학교는 안 가고 검정고시 쳐서 대학 가고, 학원 열심히 다녀 수능 문제 외울 것. 이건 공교육을 없애자는 이야기 같다고 지적했고, 홍 후보는 "(유 후보는) 극단적인 상황만 말한다"라며 "옛날 수능만 가지고 대학에 가던 시절이 있었고 그게 공정했다"라고 맞섰다. 이어 "그것이 실력 사회"라며 "사실 서민의 자식은 스펙 쌓을 기회가 없다. EBS에서 70% 이상 출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아무리 EBS에서 70%를 출제해도 나머지는 학원에 가야 변별력이 생긴다"라며 "이 공약은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검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윤석열·원희룡은 '깐부 모드'…내내 화기애애
반면 윤석열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맞수토론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윤 후보와 원 후보는 맞수토론 내내 날카로운 질의 없이, 화기애애한 모습만 보였고 중간중간 상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토론 역시 세부적인 정책이 아닌 거시적인 내용의 이론 위주로 진행했다. 원 후보는 "귀에 꽂히는 윤 후보의 비전, 대표 정책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공정과 자유를 통해 우리나라를 다시 한번 도약시켜야 한다"라며 "국가가 민간 주도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원 후보는 "윤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가슴에 가장 크게 남은 국민 목소리와 큰 소회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정부의 이념에 갇힌 정책 때문에 힘들어하는 자영업자 목소리가 제일 많이 들렸다"라고 답했다.
이번엔 원 후보가 "저의 비전은 국가찬스로 개인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국가가 주는 돈을 받기 위해 의존하는 것이 아닌 열심히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원 후보의 국가찬스는 제가 주장하는 공정 국가와 상통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후보는 이후에도 충돌 없이 토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