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원 양상추가 8천 원…샐러드 가게 사장님은 주문이 두렵다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한형 기자

"띵동, 배달의 민족 주문"

반가운 주문 콜이지만 요즘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서울 마포구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는 최근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상추랑 오이까지 안 오른 게 없어요. 특히 양상추는 한 통에 3천 원에 사왔는데 요즘은 7천 원, 8천 원까지 부르더라고요."

그는 "주 메뉴가 샐러드라 비싸다고 채소를 뺄 수 없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주문해주는 고객을 위해 채소 가격이 올라도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양상추가 사라졌다? 금상추 된 양상추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랜차이즈와 외식업체에서 양상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9일 기준 양상추  10kg 도매가는 4만601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7685원에 비해 1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상추가 된 이유는 지난주 찾아온 깜짝 한파 때문이다. 지난 17일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3도까지 떨어지는 등 64년만에 최저 기온을 기록하면서 추위에 약한 양상추가 냉해 피해를 입은 탓이다.

냉해 여파로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는 품목인 햄버거와 샐러드 등에서 양상추를 빼고 판매하는 상황이다.

맥도날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 일부 제품에서 양상추를 빼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맥도날드는 양상추 제공이 어려울 경우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맥도날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맥도날드는 강원도 등 국내 다양한 지역에서 양상추를 공급받고 있다. 연간 양상추 소비량은 4200톤에 달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강원지역의 계속되는 가을 장마와 갑작스런 한파로 양상추 농가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어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양상추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시는 경우 무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양상추가 빠진 햄버거를 '불고기 마카롱'에 빚대 불만을 표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양상추가 빠진 햄버거가 마치 불고기 마카롱 모습이라며 불만을 표현한 게시글. 해당 SNS 캡처

샌드위치 판매점인 써브웨이 역시 일부 매장의 샐러드 제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샐러드 일시 판매 중단을 알리는 서브웨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서브웨이는 "양상추 냉해 피해로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샌드위치에 제공되는 양상추는 정량으로만 제공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버거킹과 롯데리아는 아직까지 양상추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현재까지 양상추 재고가 부족한 매장은 없다"면서도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공급망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과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을 운영하고 있는 SPC도 "현재 국내 양상추 작황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SPC그룹의 월 평균 양상추 구매량은 500톤 수준이다.

SPC 관계자는 "SPC그룹의 채소 가공을 전담하는 SPC프레시푸드팩토리는 공급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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