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육아휴직 중 기초수급비 받은 공무원…'합법' 판결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 공무원이 무급 육아휴직 중 기초생활수급비를 수령한 것과 관련해 행정소송까지 이어진 결과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행정1부(재판장 우라옥)는 전 강릉시 공무원 A씨가 강릉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득인정액소급변경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강릉시장의 반환명령은 모두 무효"라며 지난 28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불가피하게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근로자도 있을 수 있는데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육아휴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을 제한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춰 타당하지 않다"며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육아휴직 사용을 금지하거나 퇴직할 것을 강요하는 결과가 돼 부당하다"고 판결 사유를 밝혔다.

이어 "근로자가 무급 육아휴직을 한 경우 근로소득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하고, 직업을 유지한 채 자발적·일시적으로 휴직했다는 이유로 휴직 전 소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의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특히 지방공무원도 근로자이므로 소득과 재산이 적어 선정기준에 해당하면 수급자로서 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판결은 충분히 근로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휴직을 해 소득이 없게 된 근로자를 모두 기초행활수급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행법 상 휴직 전 소득에 의해 근로소득과 소득인정액을 산정하는 방법은 받아들일 수 없고 입법적인 해결방법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릉시는 A씨가 육아 휴직을 낸 후 소득이 없다며 지난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받은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등 1200여 만 원을 반환할 것을 지난 1월 통보했다. 시는 당시 A씨의 기초생활수급자 논란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자발적 휴직'을 선택한 A씨의 경우 근로소득이 중단된 것으로 볼 수 없고, 휴직 전 소득에 의해 근로소득을 산정해야 한다는 공문을 근거로 반환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소득인정액을 소급해 변경 결정한 처분은 부당하고, 지침을 개정하기 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 3월 소득인정액소급변경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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