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부가 공개한 이행계획 초안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유흥시설(자정까지 영업 연장)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제한이 풀린다. 다만, 확산 위험이 가장 높은 유흥시설을 비롯해 중간 정도 위험도로 평가받는 헬스장 등은 백신 접종완료 사실을 증명하거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돼야 시설을 출입할 수 있게 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지하철 등 출퇴근 인파가 몰리는 대중교통은 빼고 헬스장 등에만 백신패스가 적용되는 데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질의에 대해 "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기본적으로 외국처럼 보편적으로 다수의 시설에 적용하기보다는 위험도가 높은 시설을 중심으로 최대한 좁히고,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지하철의 경우에는 사실 이 안에서 격렬한 활동을 하게 되거나 마스크를 벗고 계속 대화를 하는 등의 행태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대개 마스크를 쓰고 비말(침방울) 배출활동이 더 커지지 않는 상태에서 대중교통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격렬한 운동이 벌어지는 헬스장보다 지하철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는 요인들도 없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헬스장은, 실내체육시설 전반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실내에서 계속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공간 내에서 침방울 배출의 위험성이 커진다"며 "이렇다 보니 실제적으로 4차 유행에서도 다수의 집단감염 사례들이 촉발된 요인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상 전환을 하게 되면 운영시간의 해제뿐 아니라 그동안 뛰지 못했던 격렬한 유산소 운동들도 다 허용하게 되고, 각종 러닝머신의 속도나 음악속도 제한들이 풀리면서 그룹 운동(GX)들도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안전한 일상회복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식당·카페의 경우, 시설의 '필수성'을 고려해 백신패스 대상범위에 넣지 않았다고 재차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마스크를 벗고 실내 취식이 이뤄지는 특성을 감안해 사적모임 중 미접종자의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들 시설을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은 '4+4' 등 최대 8명, 비수도권 지역은 미접종자 4명을 비롯해 10명까지 모임이 가능한 상황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진입하면 수도권 지역도 최대 10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되는 만큼, 정부는 미접종자 인원의 상한선을 유지하는 게 방역 상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인 제한 명수는 오는 금요일 발표되는 최종안(案)에 담기게 된다.
손 반장은 "식당·카페의 경우에는 분명 위험도 측면에서는 헬스장과 유사한, 혹은 그 이상의 위험도가 있을 수 있지만 식사,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시설 이용자의 필수성 측면에서 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적용시키는 것이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여의치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식당·카페에 대해서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경우가 보편적인데 우리나라는 그런 수단보다는 미접종자의 총 이용규모를 제한하는 쪽으로 관리를 하고, (미접종자가) 식당·카페 자체를 원천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지 않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일정 정도 계도·홍보기간을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지만, 백신패스의 도입 자체를 연기하는 일은 없을 거라 선을 그었다.
손 반장은 "백신 패스 도입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들이나 여론, 쟁점들이 (딱히) 형성돼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며 "일상을 회복한다는 것 자체에서 가장 중요한 조치 중 하나는 현재 실시 중인 각종 사회적 규제들을 다 해제하는 부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안에 포함돼 있는 생업시설들의 운영제한, 대규모 행사들의 금지 조치들을 하나하나씩 다 해제해 나가야 되는데, 이러면 당연히 방역적 위험성은 커지게 된다"며 "이 가운데 방역관리를 아무것도 실시하지 않으면 당연히 방역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고 의료체계 여력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회적 규제도 풀고, (백신패스 같은) 방역조치도 푸는 최상의 길은 세계적으로도 찾지 못하고 있고, 그것은 지나치게 낙관적 기대"라며 "따라서, 그러한 보완조치로서 백신접종 증명제·음성확인제를 통해 최소한의 위험성을 통제하겠다는 생각이고 이 제도의 실시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지금 당장 유료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의 검사역량으로 충분히 대처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중이라 향후 중장기적으로 일상회복을 1차, 2차 등 계속 개편해 나가는 과정 가운데 PCR 검사 부문들도 목적에 따라 '부분 유료화'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하게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