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스펠맨 막자더니 배수용 혼자 다 막더라"

KGC인삼공사 오마리 스펠맨을 수비하는 서울 삼성 배수용. KBL 제공


"다 같이 오마리 스펠맨을 수비하자고 했는데 (배)수용이 형이 혼자 다 막더라구요"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의 가드 이동엽의 말이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26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수비가 강한 베테랑 포워드 배수용을 전격 선발로 기용했다.

배수용의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주어진 임무는 막중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23.0득점을 올린 오마리 스펠맨을 전담 마크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도 기량이 탁월한 외국인선수를 혼자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배수용이 해냈다. 스펠맨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배수용을 상대한 1쿼터에 3득점에 그쳤다.그마저도 1대1 공격에 의한 득점이 아니었다.

삼성의 전략에 말린 스펠맨은 4득점 9리바운드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배수용은 후반에도 출전해 공수에서 활약하며 삼성의 78대67 승리를 견인했다.

이상민 감독은 "배수용이 자기 역할을 100%, 200% 해준 경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준비한 게임 플랜의 승리였다.

배수용은 "영상으로 본 스펠맨은 너무나 잘하는 선수"라며 "오른쪽 돌파를 선호하고 왼쪽으로 갈 경우 스텝백이라든지 점퍼를 던지는 습관을 봤다. 또 3점 라인에 붙으면 바로 쏘는 능력이 있어 멀리서부터 압박을 했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서울 삼성 배수용.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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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용은 준비한 수비를 완벽에 가깝게 해냈다.

공격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4쿼터 중반 점수차를 10점으로 벌리는 3점슛을 터뜨리는 등 알토란같은 8득점을 올렸다.

배수용은 승부처 3점슛에 대해 "(이)동엽이가 (오픈 상태인) 나를 봐줬다"며 웃었다. 이어 "오랜만에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벤치에 있을 때도 팀이 이기면 좋았는데 잘해서 이기니까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동엽은 취재진에게 "(스펠맨을) 그 정도로 막고 슛까지 넣으면 NBA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규섭 코치의 농담을 소개했다. 배수용은 수줍은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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