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를 실시해 이날 발표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33.6%로 이 후보(37.5%)에 뒤졌다.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37.1%, 이 후보가 35.4%였다.
이처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던 윤 전 총장이 최근 논란으로 치명상을 입자, 경쟁주자들은 이날 충청권 TV토론에서 그동안 있었던 '선두주자 때리기'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윤 전 총장의 실언을 기점으로 경쟁자들끼리 폭언에 가까운 비판을 주고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한 목소리를 냈고 심지어 다른 정책 계획을 갖고 있는 주자들조차도 각이 살지 않는 다소 맥 빠진 토론을 했다.
이날 공매도 제도 폐지 공약을 발표한 홍준표 의원의 경우, 유승민 전 의원으로부터 "공매도 제도를 완전 폐지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 때문에 우리 투자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다. 이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는 지적을 받자 "유 후보님이 경제전문가로 정통하니까, 다시 돌아가 참모들하고 생각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대장동 비리 의혹과 관련한 공격력에서 "누가 더 잘할 것 같으냐"고 묻자 "원 지사님이 저보다는 좀 더 잘 할 것 같다"고 상대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그나마 양강 구도가 형성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노동 정책과 핵 관련 정책 등에서 약간의 신경전을 벌였다.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는 윤 전 총장이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홍 후보님께서는 늘 강경하게 진압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인 방법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자 홍 의원은 "강경하게 할 때는 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언급하며 자신이 현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보통 마무리 발언은 민주당 상대 후보 뿐 아니라 당 내 경쟁자들과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는 "지금 여당은 저 하나 잡으면 집권을 연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애초 자신을 대선주자 반열에 올려놨던 '정권 피해자 프레임'에 다시 한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