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경위를 규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경찰은 사고 당시 해당 설비 '수동 조작' 버튼 주변에 특정인이 머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오는 26일 소방당국 등과 함께 합동 정밀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중상을 입은 40대 노동자 한 명이 이날 오전 1시 30분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이에 따라 사고 관련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중상자 1명과 경상자 17명을 포함해 전체 사상자는 총 21명이다.
한편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 경찰은 사고 발생 당시 해당 설비 '수동 조작' 버튼 주변에 특정인이 머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화약제가 누출됐을 당시 해당 설비를 작동시키는 화재경보기의 수동 버튼이 눌려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당시 상황을 복원하는 데 힘써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산화탄소 설비가 작동했을 당시 해당 시간대 버튼 주변에 사람이 있었다는 게 확인이 됐다"며 "수사가 진행돼야 고의인지 과실인지 명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방당국 등과 함께 버튼 작동 정황 등을 밝히기 위한 합동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은 금천구 가스 누출사고에 20여명의 수사전담반을 꾸리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공사 현장 책임자 등 관계자들을 전날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이어 갔으며, 피해자 2명에 대한 부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23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 3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화재 설비가 작동하면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화재에 대비해 이산화탄소를 뿜는 소화 설비 약 130병이 있었는데 이 중 123병에서 약품이 누출됐다. 1병당 87ℓ에 무게 58kg 수준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이 약품을 들이마시면 중추신경이 마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