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국세청·통계청 등에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에 풀린 현금 통화는 125조 4691억 원이었다.
2019년 108조 6669억 원에서 16조 8022억 원 늘어난 것이다.
현금 통화 규모는 2015년 70조 1563억 원, 2016년 81조 4959억 원, 2017년 91조 5714억 원, 2018년 99조 9770억 원 수준이었는데 2019년 100조 원대를 넘어선 뒤 2020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금 통화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을 포함한 통화량 지표 M2는 지난해 3천70조 83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M2 역시 전년 2809조 9437억 원 대비 260조 8867억 원 늘어났다.
시중 유동성이 이처럼 풍부해졌는데, 화폐 환수율은 크게 줄었다. 화폐 환수율이란 특정 기간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 액수 대비 다시 한은으로 돌아온 화폐의 비율을 의미한다.
2016년(71.6%)부터 2019년(71.3%)까지 4년 연속 70%대였던 화폐 환수율이 지난해에는 40.0%로 뚝 떨어졌다.
특히 5만원권 환수율이 저조했다. 2019년 60.1%였던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24.2%로 급락했다.
양 의원은 '사라진 현금의 행방'을 금고 판매량과 금 거래대금 추이 등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 부가가치세 매출 신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금고 제조업의 매출 과세표준은 2566억 2100만 원이었다. 전년의 1273억 1200만 원과 비교해 101.56% 증가했다.
작년 금고 제조업자 매출이 전년의 2배로 늘었다는 의미다.
금 거래량도 2019년 1071만 3306g에서 지난해 2620만 951g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금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5919억 6400만 원에서 1조 8013억 75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양 의원은 "회수되지 않는 5만원권과 시중에서 사들이는 금괴들은 판매가 급증한 금고 안에 쌓여 지하경제를 키워가고 있을 수 있다"며 "부동산 개발업 호황을 볼 때 로비 자금 수요도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지하경제 규모의 확장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