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개 사과' 사진 논란…촬영 장소 및 게재 경위 도마 올라
'개 사과 사진' 논란은 지난 22일 TV토론에서 윤 전 총장의 직접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주요 쟁점은 윤 전 총장이 기르는 유기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을 촬영한 시간 및 장소, SNS에 해당 사진이 게재된 경위 등이다. 윤 전 총장은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집 근처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촬영 당시 자신은 현장에 없었지만, 부인 김건희씨가 사진을 찍은 직원과 함께 현장에 동석했음을 인정한 상태다. SNS 게재는 윤 전 총장의 사전 승인 하에 SNS를 관리하는 캠프 직원이라고 설명했다.문제는 경쟁후보들 측에서 여전히 윤 전 총장의 해명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유승민 캠프 측 권성주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은 끝내 '사과는 개나 주라' 사진의 촬영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며 "사진 속 바닥과 윤 전 총장 자택 바닥이 다르다는 설명인데 이미 윤 전 총장이 출연한 한 예능방송에서 집이 상세히 소개돼 반려견이 앉아 있는 위치의 바닥만 마룻바닥과 소재가 다르고 조롱 사진 속 바닥과 매우 유사함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토론 당시에 사진 촬영 장소를 "집 근처 사무실"이라고만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자택인 서초 아크로비스타 지하 상가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코바나컨텐츠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자택 사진 일부를 공개하면서 "사진 속 바닥 소재를 근거로 촬영장소가 윤 전 총장 집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윤 전 총장 집 바닥은 나무마루로 돼 있어 사진 속 바닥 소재와 다르다"고 했다. 다만 사무실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진을 촬영한 곳이 부인의 사무실인지 여부에 대해 "집이든 어떤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냐"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같은 입장은 '실무자의 실수'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당내 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 말대로 사전에 승인을 한 상황이라면 실무자가 실수를 한 건 아니지 않냐"며 "실수는 올리면 안 되는 사진을 올리거나, 지시 없이 자의적으로 올렸을 때 해당되는 것이지 사전에 이미 승인된 걸 올릴 때 그걸 실수라고 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소속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정치인싸' 방송에서 "사진의 게재 시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며 "사전에 승인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았단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순히 '개 사과' 사진을 게재했다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앞서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 후 이틀 간 사과를 거부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석열 캠프는 지금 '유년기 사과' 시리즈를 말하는데 돌(잔치) 상 사과 사진이나 개 사과 사진 등 모든 게 전두환 옹호 발언이 터진 후에야 SNS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대중들에겐 전두환 발언 사과를 이틀 간 거부하다가 등 떠밀려 사과한 윤 전 총장 측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뒤에서 그런 사진을 올린 걸로 보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몸집 불리는 尹 캠프, 김태호·박진‧심재철‧유정복‧신상진 합류…김종인도 우회 지원설
그동안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을 지원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등장하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TV토론 직후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은 만찬 회동을 했다. 예정에 없던 만찬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선 '전두환 발언'으로 위기에 처한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에게 도움을 청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과)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식사를 하거나 사무실에 찾아뵀다"며 "경선을 마치고 나면 좀 도와주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좀 제가 받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조력설에 대해 "그건 (윤 전 총장) 본인 느낌이 그런 것"이라면서도 '개 사과' 논란에 대해선 "그런 것 자체는 대통령 선거에서 그렇게 크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사실상 옹호입장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와 오찬 회동에 대해선 "그동안 경선 진행 과정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했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출마 등) 그런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