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학교가 사라질 상황에 처한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학습권 침해에 대해 소송전까지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24일 해당 지역과 교육계에 따르면 반포중은 이미 2022년 신입생은 받지 않기로 했으며 최근에는 재학생과 그 학부모를 대상으로 휴교와 전학 관련 의사를 묻는 공문을 보내는 등 재건축 절차가 속속 진행 중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대한민국 최대 재건축 사업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로 소송전이 있어 사업이 지연됐지만 최근 일부 조합원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시공사 선정 총회 결의 무효 소송 1심에서 패소했고, 서초구청도 지난 7월 3주구 관리처분계획을 승인하면서 다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달 초 반포중 재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내용에는 희망하는 자녀의 학년, 거주지, 희망하는 휴교 시기, 거주지가 반포주공1단지인 경우 이주 지역 등이 포함됐다.
특히 휴교 시기와 관련, 2022년 3월 휴교를 찬성하는 경우 재건축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통학 안전 우려와 학생 수 감소 우려 등이 이유인지를 묻는 추가 문항이 제시됐다.
2024년 3월 휴교를 희망하는 이유 문항에는 교육과정의 연속성 확보, 반포중 외 통학 여건 어려움, 인근에 남자 단성 학교가 없음 등이 포함됐다.
설문 결과는 서울시교육청에 이미 제출된 상황이다.
반포중의 감독 기관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음 달까지 설문 결과를 포함해 사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부모와 재학생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라며 "최대한 학부모·재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의 설명에도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휴교는 불가피하지만, 졸업 전 전학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한동안 재개발 사업이 소송전 등으로 지체되면서 잠복했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자 학부모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손승표 반포중 학부모 비대위원장은 통화에서 "학부모 의견은 아이들이 전학을 가지 않고 잘 졸업했으면 좋겠다는 방향으로 100%에 가깝게 일치돼 있다"며 "중학생들의 전학은 대입까지 연결되는 문제다 보니 교육청장·교육감 등 책임 있는 사람이 명확히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도 통화에서 "반포초의 경우에도 같은 이유로 휴교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초등학교는 그래도 6년 과정이라 상황이 좀 다르다고 본다"며 "중학생들은 안 그래도 한창 예민한 시기인데 1·2학년 때 전학을 가면 새롭게 적응해야 하고 수업권을 침해받을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