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유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SNS에 대해 맹공하면서 "제가 승인했으니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는 본인의 직접 사과를 이끌어 냈다. 사진이 찍힌 경위와 관련해 윤 후보는 "반려견을 (집 근처 사무실에) 데려간 것은 제 처 같다. 사진을 찍은 것은 캠프 직원"이라고 답했다.
눈에 띄는 점은 윤 후보의 격앙된 모습과 이어진 악재를 돌파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유 후보는 토론하러 나온 건지, 말꼬리를…", "20분 토론 중에서 13분을 인신공격만 한다" 등등 기존 토론 때와는 달리 비난조의 발언을 많이 했다. 또 유 후보가 윤 후보의 약점이라고 비판에 나서면 같은 프레임으로 맞서는 방식의 전략을 폈다. '윤 후보는 준비 안된 후보'라는 지적을 받으면 '유 후보도 경제전문가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격이다.
특히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유 후보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정책과 똑같은 정책을 냈다고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사실과 다른 지적을 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후보가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경고했지만 윤 후보는 "민주당 소주성에 상당히 공감했다"고 맞서며 두 후보가 얼굴을 붉히는 상황까지 됐다. 윤 후보가 문제 삼았던 당시 유 후보의 실제 발언은 "복지와 분배만 이야기하던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우리 정치의 진일보로 평가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이다. 실언 때마다 진의를 왜곡했다고 항변해왔던 윤 후보가 맥락을 들어내고 공격에 나선 셈이다.
윤 후보는 또 유 후보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동의했다며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유 후보의 과거 공약이 곧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 후보는 원전 정책과 관련해 추가 원전 건설이나 노후 원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유 후보가 "저는 탈원전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다"고 밝힌 것처럼, 원전 정책은 전체 에너지 정책의 틀 안에서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에서 그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지 '줄인다 혹은 늘린다'는 낮은 차원에서 정책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윤 후보는 '불과 몇개월 동안 대통령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경제를 살릴 준비가 돼 있냐'는 유 후보의 질문에도 "검찰의 업무를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검찰 업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경제와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공정거래, 금융. 이런 경제와 관련된 일과 노동과 관련된 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게 그렇게 경제에 대해서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