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부담 '0원'인데…240억 확보하고도 '유스호스텔' 좌초 위기

유스호스텔 조감도. 경남 고성군청 제공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가 약속한 '유스호스텔' 건립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23일 고성군에 따르면, 최근 군이 유스호스텔 건립을 위해 제출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군의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백 군수는 체육대회 유치와 전지훈련팀 방문으로 매년 고성을 찾는 체육인이 늘고 있지만,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2019년 8월 건립을 공식화했다.
 
우수한 관광 자원이 있는데도 머무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도시라는 한계를 벗어나고자 백 군수가 건립을 약속한 사업이다.
 
당시 예산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백 군수는 2016년 당시 고성그린파워가 발전 사업을 하면서 고성군과 맺은 상생협약서에는 상생협력기금이 빠져 있었지만, 기나긴 논의 끝에 지역발전을 위한 200억 원을 확정시켰다.

이 중 100억 원은 하일·하이 지역 발전에, 나머지 100억 원은 군 전체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 100억 원으로 신원리 남산자락에 1동 규모로 유스호스텔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설계 과정에서 4개의 건물이 통로로 연결되는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사업비가 240억 원으로 늘어 140억 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고성그린파워가 지역 발전을 위해 40억 원을 추가로 내놨다. 나머지 100억 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력산업 기반 기금인 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사업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 사업비는 매년 20억 원 이내로 약 30년이 넘는 기간에 지원된다. 그러나 백 군수는 청와대까지 직접 찾아 유스호스텔 추진 필요성과 시급성을 설명하는 노력 끝에 산자부에서 올해 108억 원을 한 번에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군 의회에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보류되면서 산자부에서 내려온 특별지원사업비 예산 승인도 어려워졌다. 국비를 지원받고도 쓰지 못하는 상항에 부닥친 것이다. 특히 이미 계약이 이뤄진 토목·건축, 기계설비, 감리 등 해당 시공업체와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군은 오는 12월에 열리는 군의회에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재상정할 예정이다. 군은 이번 보류가 유스호스텔 건립을 반대하는 숙박업지부와의 갈등에 있다고 보고 있다.

숙박업지부는 군민 이용을 1일 5실로 제한, 외부관광객은 20명 이상 단체만 수용, 500명 이상 규모의 체육대회 참가자만 유스호스텔 이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군은 군민의 자유로운 이용과 체육대회 참가자 제한 등은 유스호스텔 건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어서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당항포에 교육종합복지관이 들어섰을 때도 숙박업지부가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군민 사용이 제한된 전례가 있다.

이와 함께 숙박업지부는 고성군이 의회 미승인 등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10조를 위반해 유스호스텔 건립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군은 용도변경의 경우 관련법 제11조에서 공유재산심의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어 의회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또, "건축허가와 실시계획인가, 사업시행자 선정, 건립부지 분할 등 계획 수립에 필요한 사항이 구체화 된 시점이 모두 올해여서 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불가능해 내년 예산 승인 전인 지금 관리계획을 수립해 의회 의결을 받는 것이 맞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군은 체육인들과 힘을 합쳐 현재 101개의 체육대회를 유치하면서 홍보·약속한 유스호스텔 건립에 차질이 빚어지면 신뢰도 하락은 물론 체육인의 발길이 줄어들고 그 피해는 지역 소상공인을 포함해 군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백 군수는 "지방의 경쟁력은 머무름에서 나온다. 유스호스텔은 많은 사람이 고성을 찾아오게 하고, 머무르게 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스호스텔을 기반으로 더 많은 체육대회를 유치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입시킨다면 장기적으로 숙박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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