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등심을 자른 뒤 빵가루를 뭍히고는 튀김기로 다가갔다. 튀김기를 비추는 카메라에 빨간 글씨로 숫자 '300'이 씌여 있다.
튀김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그는 빨간색 옆에 있는 파란색 번호판을 한 개씩 넘어간다.
하루 300개. 신선한 기름으로 튀기는 돈가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비피키 돈가스만의 '방법'이다.
지난 1월부터 유튜브에 올라온 돈가스 튀김 '생방'은 지글지글 소리가 나는 ASMR도 완성된 돈가스를 먹는 먹방도 아니다. 그저 조용한 공장에서 흰 작업복을 입은 직원이 묵묵히 돈가스만 만들 뿐이다.
다소 밋밋한 영상에 '제조과정 공개' 생방 영상의 조회수는 평균 8회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피키 돈가스가 생방을 고수하는 이유는 "신선함을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비피키 돈가스를 운영하는 오픈프로젝트 이정욱(37) 대표는 "먹기 전에도 맛이 보일 수 있도록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생산과정을 공개하고 보여줘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비피키는 돈가스 300장을 튀기면 기름을 교체한다. 돈가스 300장은 튀김 40마리와 분량이 비슷하다고 해서 SNS에서는 하루 60마리만 튀긴다는 치킨 브랜드를 빚댄 '40계 돈가스'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돈가스 생산과정 뿐만 아니라 돈가스와 소스를 매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선정한 전문 시험기관에 보내 대장균 등 검출 테스트를 한다"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테스트 결과지를 함께 보낸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가 유통업계의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생중계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티몬의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은 지난 7월 스튜디오와 괌 현지를 실시간 연결하는 이원 생중계를 진행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지금 괌으로 떠난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하루만에 100매 이상 판매되면서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괌 여행상품 최다 매출 기록이었다.
티몬 관계자는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해외로 나갈 수 없었던 고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현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해 최초로 현지 연결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가구업체 한샘 역시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가구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영상'을 택했다.
한샘은 현재 전국의 쇼룸 매장에서 침대와 소파, 매트리스, 책상 등 제품 자재 환경안전등급 테스트 영상을 반복해서 상영중이다.
영상에서는 크게 세 가지 테스트가 진행된다. 원목책상의 경우, 먼저 책상 목재를 작게 잘라 증류수에 담그고, 물에 녹아나는 포름알데히드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시케이터법 실험을 시행한다.
또 원자재를 밀폐된 작은 통에 넣고 일정시간 기다려 공기 중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한다. 물과 공기 모두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면, 마지막으로 왼제품을 밀폐된 큰 방에 넣고 일정시간 기다려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하는 대형챔버법이 진행된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은 가구뿐 아니라 벽지, 마루 등 리하우스 패키지에 포함된 모든 제품에 E0 등급을 충족하는 자재를 사용 중"이라며 "안전 테스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비자들이 영상을 통해 직접 볼 수 있어서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