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겸손했던 포항 김기동 감독

2021 ACL 4강전 승리 후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는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진출을 확정한 후 "자신은 한 것이 없다"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포항은 20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동아시아지역 4강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120분 1 대 1 무승부 후 승부차기 접전 끝에 5-4로 이겼다
   
후반 7분 울산 윤일록에게 선제골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던 포항은 상대 원두재의 다이렉트 퇴장을 발판 삼아 후반 종료 직전 수비수 그랜트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결국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 나선 포항은 상대 첫 번째 키커 불투이스의 실축을 놓치지 않았고 모든 선수가 골을 성공해 승리를 만끽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울산이 힘들어하는 부분에서 변화를 줬는데 선수들이 잘 이해해 줬다"며 "포항에서 많은 팬이 오고 응원해줘 힘이 났다. 결승에 올라가 좋은 모습, 좋은 결과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과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포항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09년 포항 선수 시절 ACL 우승을 맛봤던 김 감독은 사령탑으로 12년 만에 우승 무대에 서게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선수 시절도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감독으로 우승은 아직 못 했지만 결승에 가는 것에 대해 지금이 좀 더 감정이 복받치고 기쁘고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목표를 설정할 때 좀 현실적인 면에서 준비했다"며 "처음에 ACL 16강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6강에 갔고 이후 새 목표를 정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쁜 것도 있지만 어깨가 무겁다"며 "한국 클럽을 대표해서 가는 결승인 만큼 한국 축구 위상을 알리는 거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결승전 진출까지 자신이 한 역할에 대해서는 몸을 낮췄다. 김 감독은 "저는 사실 그렇게 하는 게 없다"며 "고참 선수들이 분위기를 너무 잘 잡으니 제가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고 있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기뻐하는 포항 선수들. 연합뉴스

전주까지 찾아준 포항 팬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팬이란 단어보다는 가족이란 단어를 쓰고 싶다"면서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좋은 축구, 멋진 포항만의 축구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다음 달 23일(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릴 2021 ACL 결승에서 알 힐랄(사우디)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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