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임직원들의 투기 논란 이후 국회의원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취지에서 강수를 꺼내들었지만, 당 지도부가 성급하게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은 김주영·문진석·서영석·임종성·윤재갑·우상호·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했고 비례대표인 양이원영·윤미향 의원은 제명 처리한 바 있다.
당시 당사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다가 탈당계를 제출했던 의원 일부는 제출을 번복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탈당 권유를 받았던 12명 의원 중 10명이 경찰로부터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오영훈 의원도 20일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수사기관의 기소 여부도 보지 않고 징계부터 내린 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는 반응이다.
당사자 뿐만 아니라 당 안팎에서는 권익위가 수사기관도 아닌데 경찰 등 수사기관의 판단과는 별개로 탈당 권유를 한 것은 송 대표가 지나치게 정무적인 측면만 고려한 결과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탈당계를 낸 의원들에 대해서도 지도부가 수리하지 못했고, 탈당 권유라는 강경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1일 송 대표가 "민주당이 내로남불의 따가운 시선을 벗기 위해 탈당 권유라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아픔을 감당해주신 아홉 분의 의원들에 감사드리고 무혐의가 확정된 의원들의 복당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밟아가겠다"고 한 발언도 자화자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예상보다 근소한 표차로 홍영표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만큼 기존 민주당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성급했다"며 "그럴 수록 리더십 발휘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