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준비한거냐"… 野에 쏟아지는 비판
국민의힘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 국감에서 이 지사를 상대로 이미 제기된 의혹만 길게 나열하는 '가분수 질문'만 하고 결정적 한방은 날리지 못한 데 이어 전날 내내 역공에 시달렸다. 김용판 의원이 국감에서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국제마피아파 조폭들이 등재된 업체에 특혜 행정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이 지사 측이 20억 원 가까이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로 내보인 사진의 신빙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폭 A씨가 제공한 것이라며 김 의원이 공개한 돈다발 사진은, 이 지사가 시장 임기가 끝나고 난 뒤인 2018년 11월 21일에 A씨가 SNS에 올린 것이었다.대장동 1타 강사로 유명세를 얻은 원희룡 대선 예비 후보는 행안위 국감에 맞춰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지만 "히딩크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렇게 못할 수가 없다"라며 "단체전인데 개인 종목으로 생각한 것이 문제였고 상대에 대한 지피지기도 안 됐다"라고 혹평했다. 실제로 이날 10시에 시작한 국감에서 영양가 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자, 1만 5000 여명까지 갔던 원 후보의 실시간 방송 참여자 숫자는 오후 들어 뚝 떨어졌다고 한다.
한 발도 못나간 대장동 국감… 野 반전 찾을까
앞서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이재명 지사는 사람들이 능력에 기대하는 후보"라며 "그래서 이 지사에 대한 도덕성 공격은 효율적이지 않고, 대장동 건 때문에 무능의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지사의 '무능'을 드러내겠다고 강조했었다. 원내지도부도 이런 인식을 공유했지만 의원들이 일사분란한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 전날 국감에서도 소속 의원 간 합이 맞지 않아, 각자 이 지사를 상대로 공격하는 구도였다. 공격수가 바뀔 때마다 공격 맥락과 톤도 휙휙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행안위 국감에서 소속 의원들은 의혹의 연결고리를 드러내는 새로운 팩트를 제기하지도 못하면서 '이재명은 부패했다'는 프레임에만 기댔다. 대장동 개발 비리를 막지 못하고 민간에 막대한 이익이 가도록 방치한 점을 지적함으로써, 원주민의 박탈감은 물론 국민들의 의혹도 해소하지 못했다. 그저 상대당 대선 경쟁자 개인에 대한 비난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민관개발의 구조적 한계를 숙고한 흔적조차 보이지 못했다.
이번엔 팀플레이, 초과이익 환수조항 집중 추궁 예정
국민의힘 국토위원들도 국감 전날 저녁까지 회의를 진행하며 서로의 자료를 공유했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인 송석준 의원은 CBS 노컷뉴스에 "서로 호흡을 맞추고, 작전을 짜느라 회의가 길어졌다"라며 "앞서 행안위에서 각자 하다 보니깐 협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어서, 국토위원끼리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손팻말 등 정치적 공세 없이 곧장 질의에 들어가는 등 자료와 논리를 앞세워 이 지사의 초과이익 환수조항 문제를 캐물을 예정이다.
민주당도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여당 위원들은 야당 주장의 허점을 바로 반박할 수 있게 대장동 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나오는 비판은 대부분 결과론적인 것인데, 사실 민간이 100%를 맡았던 대장동 이전 사업들은 민간에서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갔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당은 논의를 대장동 뿐 아니라 그간 개발사업 전체의 관행에 대한 구조적 문제 쪽으로 넓히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소병훈 의원은 "토지 불로소득이나 공공개발 이익을 환수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논란이 어쩌면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추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