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인근 음식점 대부분은 새로 적용되는 거리두기를 앞두고도 별다른 기대감을 보이지 않았다.
족발가게를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이번 거리두기 완화로 매출 5~10% 정도는 늘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봤자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50%는 줄어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쪽 대학가는 결국 주변 대학들이 전면 대면 수업을 진행해야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은 모일 수 있는 인원을 늘려주는 것보다 시간 제한을 풀어주는 편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은채(33)씨는 "그나마 인원수 제한이 풀리긴해도 사실상 더 중요한 것은 영업 시간이다"라며 "어차피 받을 수 있는 손님은 한계가 있고 회전률을 늘리려면 시간이 길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으로 모임 허용 인원이 늘어 오히려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한 삼겹살집 직원인 이모(36)씨는 새로운 거리두기에 대해 "아무래도 테이블이 몇 개 없는 작은 가게다보니까 오히려 5~6명 이상씩 단체 손님은 회전률이 떨어져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풀려면 인원보다는 시간 제한을 풀어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며 "지금은 여전히 저녁 한 타임 정도 받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으로 매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맥주가게 직원 윤성인(29)씨는 "인원 제한이 늘어나니까 도움이 되긴 할 것 같다"며 "평소 매출에서 10만~20만 원 정도는 늘어 이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양천구 목동 먹자골목의 음식점들에는 3~4명씩 앉은 테이블도 눈에 띄었다. 목동의 한 고깃집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20대 류모씨는 "오늘 확실히 지난주보다 손님들이 늘었다"며 "아무래도 단체 손님도 전보다는 늘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으로 백신 접종자 포함 최대 8명까지 모임이 가능했지만 이날 8명까지 모인 음식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목동 먹자골목 한 고깃집 직원 최모(36)씨는 "오늘은 (새로운 거리두기) 첫 날이라 8명까지 온 팀은 없었고 금요일즘 돼야 확실히 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늘도 2명이 올 것을 3~4명이 온 테이블은 있었다"며 이번 거리두기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아무래도 이전에는 약속 잡기 꺼려졌다면 이제 좀더 편하게 약속을 잡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3명이서 저녁 술자리를 가진 김모(20)씨는 "아무래도 눈치 안 보고 친구들이랑 다같이 먹을 수 있어서 분위기도 좋고 신이 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임모(20)씨는 "이제 20살됐는데 밤 10시까지밖에 (술을) 못 마시고 친구들끼리도 테이블 떨어져서 놀아야하니까 아쉬웠는데 이제 좀 더 편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인 현 거리두기 단계를 2주간 유지하면서 완화된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을 이날부터 31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이전에 오후 10시 이후로 이용할 수 없었던 수도권 독서실, 스터디카페, 공연장, 영화관도 12시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완화된 새로운 거리두기 조치에 대해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0일 예정했던 자영업자 총궐기 대회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1월 초부터 시행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자영업자 비대위가 요구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대 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총궐기를 재기할지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