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잇단 추측성 의혹 제기와 원색적인 발언, 급기야 김부선 녹취록까지 등장하며 소란이 벌어졌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격돌한 상황에서 야당이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하자 네거티브 태세로 전환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
김용판 조폭연루설 제기하자 이재명 "신작 잘 봤다" 응수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며 "열흘 전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모씨가 진술한 것으로 이재명 경기지사 측근 계좌에 20억 원 가까이 지원했고 그걸 증명할 통장을 가졌다고 한다"며 "(이 지사는) 큰 위험이 턱 밑에 와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남시 최대 폭력조직이었던 성남국제마피아파가 자금세탁을 하면서 일부 금액을 정치인에게 후원했고 이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있다는 '조폭연루설'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사안은 2018년부터 각종 매체를 통해 공개됐지만 검찰과 경찰 모두 '무혐의'로 결론내렸다.
이 지사는 김 의원의 질의에 "신작 잘 들었다"며 "이렇게 사진을 찍을 정성이면 그냥 계좌를 보여주면 깔끔할 텐데 안 보여주는 걸 보니 사실이 아닌 걸 본인(김 의원)도 알 것 같다. 기자회견이든 면책특권 밖에서 지적해주면 충분히 소명가능하지 않겠나"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의 발언을 소설에 빗대 '신작'이라고 표현하면서 법적 대응할 수 있게 면책특권이 없는 곳에서 문제를 제기해달라는 의미다. 즉 김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어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지사는 이어 "김 의원은 경찰에 있을 때 국정원 댓글사건이 혐의없다고 발표한 전력이 있다"며 "이런 근거 없는 제보를 갖고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민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 지사가 제 명예를 현저하게 훼손했다"며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 수사를 덮었다는 의혹은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 경고에 김도읍 "고소대마왕, 옹졸하다"
결국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충남천안을) 의원이 '아무리 면책특권이 있다고 해도 옹졸하다는 발언은 국감 방해행위'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 지사도 맞받아쳤다. 이 지사는 조폭연루설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팀이 소속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의 책임을 물으며 역공을 취했다.
이 지사는 "(윤 후보가) 서울지검장 때 국제마피아파 두목을 압박해 내 비리를 찾기 위해 먼지털이 강압수사했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냐"며 "이미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재기(수사)하려면 당연히 결재를 받아야 하고, 상급 결재라인이 모를 수 없다. 직권남용으로 서울지검 전체를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감장에 등장한 김부선 음성···여당 의원들 "마이크 꺼라"
국민의힘 서범수(울산울주) 의원은 "국감을 보다가 어떤 분이 도저히 열이 받아서 못 참겠다면서 전달해달라고 해 잠시 틀겠다"며 휴대전화를 마이크 앞으로 가져다 댔다.
서 의원 측 보좌진이 휴대전화를 작동시키자 "제가 국정감사를 보다가 이 인터뷰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김부선을 우습게 안 것은 물론이고요"로 시작하는 김부선씨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에 이 지사는 "이거 트는 건…"이라며 불만을 제기했고, 박재호 행안위 위원장 직무대행도 "국정감사와 아무런 관련 없는 내용"이라며 "그런 이야기는 정치의 장에서 하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마이크 꺼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 지사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앞서 김씨는 이 지사와 과거 연인이었다며 2018년 이 지사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아주대병원을 통해 직접 신체 검증을 받겠다고 자처했고, 당시 의료진은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판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