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변화가 있었다. 챔피언결정전 MVP 이소영이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데다 206cm 주포 러츠까지 교체됐다. 지난 시즌 3관왕에 오른 GS칼텍스가 올 시즌 2연패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자신감을 잃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바로 부쩍 성장한 레프트 강소휘(24·180cm) 때문이다.
강소휘는 지난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흥국생명과 개막전에서 3 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알토란 13점을 뽑아내면서도 정확한 리시브도 16개를 올리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듀스 접전이 펼쳐진 2세트에서만 강소휘는 모마와 함께 가장 많은 7점을 집중했다. 26 대 25로 앞선 가운데 세트를 끝낸 득점도 강소휘의 강타였다. 흥국생명의 거센 반격을 막아낸 GS칼텍스가 2세트마저 따낸 게 이날의 승부처였다.
강소휘는 세트당 4.67개의 리시브를 올리며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V리그 여자부 1위다.
2015-16시즌 신인왕인 강소휘는 지난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GS칼텍스와 3년 최대 15억 원에 계약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랄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국가대표 레프트 이소영의 이적으로 강소휘는 팀 간판이 됐다.
더욱 커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16일 경기 후 강소휘는 "지난 시즌은 부상 때문에 왔다갔다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정신적으로 정상하고 여유와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예비 FA였던 지난 시즌에 대해 강소휘는 "아무래도 욕심이 많이 생겨 많이 힘이 들어가 실력 발휘도 못 하고 부상도 있었다"면서 "(계약을 마친) 올 시즌은 혹살히 편하다"고 했다.
이소영의 이적으로 공격 등 역할이 커진 데 대한 부담도 문제 없단다. 강소휘는 "2017-18시즌 공을 엄청 때렸는데 공격을 많이 하면서 감도 찾고 풀어나간다"면서 "공격 코스를 더 다양하게 가져가고자 집중했고 리시브와 수비도 빠르게 해서 안정감을 가지려고 훈련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상현 감독도 성숙해진 강소휘를 눈여겨 보고 있다. 지난 14일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강소휘는 차 감독에 대한 '일곱자 소개'에서 "까맣고 왕대두야"라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차 감독은 16일 경기 전 "소휘가 나중에 문자로 '서운하냐'고 묻더라"면서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됐으니 이제 인간이 좀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제 중고참으로서 팀 전체 분위기를 보는 역할을 인지하게 된 모양새다. 이에 대해 강소휘는 "감독님께서 항상 좋게 받아주시지만 혹시라도 마음 한편으로는 기분 나쁠 수 있어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 대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솔직히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없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로 차근차근 올라갈 것"이라는 강소휘. 더 성장한 에이스가 있기에 GS칼텍스도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