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이미 준수하고 있다는 애플
19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한준호 의원실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사업자들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에 대한 이행 계획서를 제출했다.
애플은 방통위에 "(애플의) 현 정책과 지침은 개정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앱 개발자들에게 인앱 결제 구현을 강요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앱 개발자의 85%가 인앱 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애플은 "인앱 결제 외에도 앱 개발자가 콘텐츠 등 판매를 위해 다른 수단을 활용하는 방법을 허용하고 있다"며 '멀티플랫폼' 규정과 '리더앱'을 예시로 들었다고 한다.
멀티플랫폼 규정은 앱 개발자가 앱 외부에서 디지털콘텐츠 등을 판매한 뒤 이용자가 해당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애플의 정책을 말한다.
리더 앱은 디지털 잡지·신문·책·오디오·음악·비디오 등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되 앱 내부에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앱을 의미한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가 대표적인 리더 앱이다. 애플은 오는 22년부터 리더 앱에 외부결제가 가능한 링크를 넣을 수 있게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구글의 경우 애플에 비해서는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구글은 방통위에 "개정법을 준수할 계획"이라며 "올해 10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결제정책은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제3자 결제도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수익화 모델을 포함한 여러 측면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이 구체화하는 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통위 "법 취지 부합하지 않는 답변"…업계 "호도말라"
방통위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애플, 구글 등 앱 마켓사들로부터 법 준수를 위한 이행계획을 제출받은 바 있으나,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재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인앱 결제' 강제성 유무 등 관련 이슈의 실태를 파악해 각 앱 마켓 사업자의 현행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방통위는 이날 오전 10시 코리아스타트업포럼·한국게임산업협회·한국디지털기업협회·한국모바일게임협회·한국모바일산업협회·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6개 협회가 참석하는 간담회도 개최한다. 하위법령 정비와 사실조사 착수를 위해 개발사, 크리에이터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실태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방통위는 개정법을 실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시행령과 관련 고시의 제·개정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달 9일부터 운영되어온 제도정비반에서 마련한 시행령과 고시 초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과 더불어 추가적인 입법 필요사항을 청취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앱 마켓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앱 마켓 사업자의 이행계획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 사실조사에 착수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애플 등이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의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애플의 주장은 사실상 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앱 마켓 사업자들이 법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방통위 등에서 법을 잘 집행해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 앱 개발자의 85%가 인앱 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데 식으로 말을 하는데, 인앱 결제가 강제되는 분야는 콘텐츠 분야이고 이 콘텐츠를 만드는 앱 대부분은 15%에 속한다"며 "애플이 인앱 결제를 사용하지 않는 85%에 인앱 결제 외의 다른 선택권을 준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