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두 곳이 더 추가됐다. 공수처와 경찰까지 뛰어들었다. 2022년 대선은 이들 수사기관의 수사결과에 달렸다.
내년 대선을 불과 6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대선주자들에 대한 검찰과 경찰, 공수처의 수사가 파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대장동 비리 의혹은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악재다.
13일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7%가 '이재명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재명 지사에게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면 이 지사는 대선승리는 커녕 대선후보직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고발사주 의혹은 치명적이다. 고발장 작성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선에서 꼬리자르기 어려운 형국이다.
역시 같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윤석열 전 총장이 책임질 일'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지사나 윤석열 전 총장은 두 사건의 실제 개입 여부를 떠나 감성적으로 이미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더구나, 윤 전 총장은 처가의 각종 비리 의혹이 여전히 미공개 상태다. 이재명 지사 역시 변호사비 대납과 조폭 연루설 등 수많은 의혹이 도사리고 있다. 여야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들이 이처럼 각종 의혹에 노출되면서 내년 대선에 정책은 보이지 않고 연일 수사속보만 날아들고 있다.
내년 대선은 역대급 '더티(dirty) 대선'이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좌우할 심판관은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반대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지나갈 수도 있다.
시간을 24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97년 대통령선거 직전 어마어마한 폭로가 있었다.
대선 투표를 불과 두 달 앞두고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67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했다. 대선정국에 일대 파란이 일었고 신한국당은 김대중 후보를 조세 포탈과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은 나흘 만에 "수사 유보"를 전격 발표했다. "대선 전에 수사 종결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는 김태정 검찰총장의 결단이 아니었다. 임기 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이었다. 김태정 총장은 훗날 "김영삼 대통령이 '선거 때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춰내 비난한 사람치고 당선된 사람이 없다. 대선을 앞두고 DJ비자금을 수사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라며 수사중단을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YS와 DJ는 평생의 정치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쩌면 정권재창출이 확실한 상황에서도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장동 의혹 수사가 12월 전에는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대장동 의혹 수사는 물론 고발사주 의혹 등 대선후보와 관련된 모든 수사는 최소한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는 12월 전에는 마무리돼야 한다.
여당이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하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호응해 정치적 공동선언이라도 해야 한다.
더 이상 검찰과 경찰 수사가 대선을 좌우하는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
YS의 정치적 결단이 더욱 빛나는 2022년 대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