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5시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습 한파'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은 채 출근길을 재촉했다.
지난주만 해도 얇은 반팔을 입고 출근했던 시민들은 긴 코트에 두꺼운 패딩점퍼 차림이었다. 모자와 목도리 그리고 장갑을 착용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패딩점퍼를 입고 모자를 쓴 김인욱(62)씨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충무로 직장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 주는 얇고 가벼운 반팔을 입었는데, 토요일에는 집에 오는 길에 추웠다"며 "지금은 두꺼운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오류동에 거주하는 유모(48)씨는 "지난주만 해도 거의 여름옷을 입었는데 일주일 만에 갑자기 추워지니까 겨울옷을 입게 됐다"며 "특히 아침·저녁이 초겨울 날씨같이 쌀쌀하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1시간 거리인 광화문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오전 3시 30분쯤 집을 나선다. 그는 "날씨가 점점 추워질수록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도림역 인근 한 편의점 직원 A씨도 기습 한파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주만 하더라도 아침에 시원한 커피를 찾는 손님이 많았는데 오늘은 온장고에서 따듯한 음료를 찾는 손님들이 벌써 5명 정도 됐다"고 말했다.
형광색 조끼를 입고 도로를 청소하던 환경미화원 이모씨는 "오늘 갑자기 추워져서 옷이 달라졌다"며 "조끼를 걸치는 것에서 더 두꺼운 겨울 옷을 입는 미화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기온 차가 심하면 갑자기 혈압이 상승해 다칠까봐 주의한다"며 "늘 머리는 따듯하게 헬멧을 착용하는 식으로 예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령층은 코로나19에 이번 기습 한파까지 겹쳐 더욱 걱정스러운 모습이었다.
신도림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60대 중반 김모씨는 "우리처럼 건설 일을 하는 사람들은 지하철을 많이 탄다"며 "지하철에 사람이 몰리면 아무래도 코로나도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수도권을 시작으로 오후 늦게부터 흐려져 비가 내리고 충남서해안에도 오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또 19일 아침 기온은 이날보다 5~9도 가량 오르겠으나 20일 아침 기온은 다시 19일보다 4~7도 낮아져 한파가 또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