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인천공항에 먼저 나와 대기중이던 검찰은 오전 5시 입국과 동시에 남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해 검찰청으로 압송했다. 남 변호사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검찰 호송차에 올랐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다. 지난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원년 멤버로도 유명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뛰어든 2014년 대장동 사업에서도 처음부터 민관합동개발의 수익 모델 설계에 참여했다. 김씨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배당금 약 1007억원을 챙겼다.
사업 초기부터 내부 사정에 관여한 만큼 화천대유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에서도 남 변호사는 그 실체를 밝힐 키맨 가운데 1명으로 꼽힌다. 앞서 JTBC와 인터뷰에서도 그는 김만배씨와 나눈 대화라고 주장하면서 로비 의혹을 언급했다.
'김만배씨가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맞냐'는 질문에는 "유동규 본부장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만배 회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남 변호사는 답했다.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400억~700억원을 줘야한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그분'을 두고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칭한 기억은 없다"며 제3자를 암시했다. 최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낸 녹취록에는 김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에서 절반은 '그분' 몫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화천대유 로비 의혹과 사업자 선정 과정의 특혜 여부를 집중 조사한 뒤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만배씨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검찰이 남 변호사 조사를 계기로 새로운 물증이나 단서를 확보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