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집중하자는 민주당 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직접 국민께 설명하겠다며 국감 출석을 결정했지만, 국민의힘 또한 저격수들을 해당 상임위원회에 배치하는 등 결전을 준비하고 있어 어느 진영이 웃을지 주목된다.
방어보다 공격에 힘 준 이재명…민주당도 TF 가동하며 전폭 지원
이 후보는 18일 행정안전위원회, 20일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당초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 후보가 이미 당 대선후보가 된 만큼 조기에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집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으로 정치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대장동 개발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행정성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 지사는 국감 하루 전날인 1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기싸움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힘이 방해하지 않았으면 성남시는 공공개발로 개발이익 전부를 환수했고, 개발업자들은 길거리에 나앉았을 것"이라며 화천대유 사태의 주범이 국민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야권발 비리 게이트임을 강조하는 것 뿐 아니라 당시 현직 검사였던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공격의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개발 중이던 대장동을 민간개발해서 개발이익을 독식하겠다며 땅을 사 모으는 그 위험천만한 일에 부산저축은행이 1100억 원을 부실대출했다"며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주임검사로서 이 명백한 대출비리사건은 왜 수사대상에서 제외되었는지 납득할만한 해명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공공개발을 죽어라 막는 국민의힘의 도움으로 간신히 개발이익을 일부 취한 업자들이 살아남았고, 윤 후보님 부친 집 사는 데 쓰였다"며 개발업자들과 윤 전 총장과의 연결고리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송 대표는 두 회의에 모두 참석, 윤 전 총장의 당시 수사 실태, 윤 전 총장의 징계에 대한 법원 판결 등을 언급하며 "역대 대통령 후보 중 본인은 물론 처와 장모까지 이렇게 고발돼 부동산 사기, 주가 조작, 이렇게 수사 대상이 된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맹비난에 나섰다.
성남시장 시절 의혹 넓힌 윤석열…국민의힘도 3자 사보임하며 위증에 집중
이러한 여당과 이 후보의 공세에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도 강하게 맞부딪혔다.
윤 전 총장은 백현동 옹벽 아파트 용도변경과 구(舊) 백현유원지 부지를 언급,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상습적으로 배임 행각을 벌였다며 의혹을 전방위로 확산했다.
4단계 용도 상향이 이뤄진 백현동 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해서는 "용도변경이 되지 않아 여덟 차례나 유찰된 땅이었는데 시행업체에 이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이던 김인섭이 들어가자마자 용도 변경을 해준 것"이라며 시행업체의 3142억 분양이익이 성남시에 대한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현 유원지에 대해서도 민간업체가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으로, 30년 장기임대 계약한 것을 지적하며 "의혹이 있는 모든 사업에 이 후보 측근이 등장한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행안위, 국토위 소속 의원 등과 회의를 열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국감 전략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국감장에서 한 발언이 향후 위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장동 개발 의혹에 이 지사 및 이 지사의 측근이 연루된 정황 등을 바탕으로 이 지사를 압박하며 관련된 답변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내는 등 이 후보 저격수로 평가되는 박수영 의원을 행안위 국감에 투입하기 위해 3자 상임위 사보임을 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국민의힘 공격이냐 이재명의 반격이냐…언쟁만 벌이다 끝날 가능성도
성남시장 시절 행정에 대한 무차별 의혹 제기에 이 후보가 제대로 답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선 후보가 되자마자 시작부터 흔들릴 수 있다.
반면 야권의 무차별 공세에 불구하고 이 지사가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의혹을 무마시킨다면 오히려 이 후보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게 된다.
다만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데다 객관적 사실관계보다는 양측 모두 주장만 제기하고 있어, 자칫 언쟁만 주고받다가 별 소득이 없는 국감이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간 TV토론회나 특정 현안 대응 기자간담회 등과 달리 국감장은 오랜 시간 야당 의원을 상대로 질답을 펼치는 곳"이라며 "국민께 설명드리고 설득을 한다는 마음으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을 하다보면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