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 '클럽 한일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동 감독은 16일 나고야와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8강전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승리를 안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과 나고야는 1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ACL 4강 진출이 걸린 단판 대결을 벌인다.
두 팀은 앞서 대회 조별리그 G조에서도 두 차례 맞붙었는데, 포항이 1무 1패를 당했다.
G조 1위(승점 16·5승 1무)를 차지한 나고야는 16강에 올라 대구FC를 4-2로 꺾었고, 조 2위(승점 11·3승 2무 1패) 포항은 16강에서 세레소 오사카(일본)에 1-0으로 이겨 8강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이번 맞대결은 두 팀의 '리턴 매치'이자 16강에서 탈락한 자국 리그 동료들의 패배를 갚아줄 기회다.
김 감독은 "우리가 ACL을 준비하면서 목표로 했던 그 이상을 했다"면서도 나고야전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전력 분석은 조별리그 때 끝났다. 선수 한두 명은 바뀌었어도 큰 틀은 변하지 않았을 거로 본다. 당시 첫 경기에서는 우리가 퇴장을 당해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두 번째 대결에서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양 팀 모두 많은 경기를 치러 선수들이 피로할 텐데, 전략·전술보다는 얼마나 잘 휴식을 취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발목 부상으로 주전 골키퍼 강현무가 이탈한 포항은 이준과 조성훈에게 골문을 맡겨야 한다.
김 감독은 "강현무는 수술을 받았고,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선수는 둘(이준·조성훈)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기본적인 걸 하라고 조언했다. 골키퍼로서 어쩔 수 없이 골을 먹게 될 수 있지만, 기본적이고 쉬운 슛은 안정적으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포항의 공격을 이끈 송민규와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등도 올 시즌엔 팀을 떠났지만, 김 감독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이 했으면 좋았겠지만, 지나간 일이다. 우리 팀에는 그 이상의 선수들이 있다. 신진호와 오범석, 신광훈 같은 베테랑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준다"며 "신진호는 선수들끼리 미팅할 때도 어떻게 하면 상대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지 경험을 이야기해준다. 나도 2009년에 ACL 우승을 해봤고, 신진호는 지난해 울산에서 우승했는데 이런 경험이 팀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이승모는 "한일전이기 때문에 더 거칠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정신력으로 무장해서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나고야의 마시모 피카덴티 감독은 "큰 대회이기에 쉽지 않을 것을 알고, 포항과 이전에 만난 경험이 있어 강한 팀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항과 이전 경기에서 경험을 얻기도 했지만, 나고야는 나고야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세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준비한 만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고야의 수비수 나카타니 신노스케도 "포항과 이전에 경기한 경험이 있어 쉽지 않을 것을 알지만, 우리도 많이 준비했고 강해졌다"며 "일본과 한국이 라이벌 구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지만, 이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