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약 30분 동안 취임 축하차 통화를 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맞서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희망이 있는 미래로 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따뜻한 축하 말씀에 감사드린다.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일 양국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서로 인사를 나눈 두 정상은 본론으로 들어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나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도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며,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열네 분이므로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적극적인 해결을 강조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원론적인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양국 정상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평가하며,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 가속화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빨리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하면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고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하고,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의 억지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해 문 대통령의 취지와는 다소 상반되게 유엔 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교류는 한일관계 발전의 기반이자 든든한 버팀목임을 강조하고, 특별입국절차 재개 등 가능한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여, 양국간 인적 교류 활성화 재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대응 및 한일 간 왕래 회복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직접 만나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기대했고, 기시다 총리는 양국 정상 간 허심탄회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