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변화에 불편해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장병들 먹거리는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최근 불거진 군 급식 문제는 수십년 동안 변화 없이 운영된 군 급식 조달체계가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일단 내년부터 돼지와 닭 등 축산품 납품이 마리당 계약에서 부위별·용도별 계약으로 바뀌고 식자재 조달은 단계적으로 경쟁체제로 바뀐다.
수십년 동안 유지돼 왔던 농·축·수협과 수의계약은 2024년까지는 유지하되 계약 물량을 올해 기본급식량과 비교해 내년 70%, 2023년 50%, 2024년 3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25년에는 전량 경쟁조달로 바뀐다.
국방부는 농·축·수산물 국내산 원칙, 지역산 우선구매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강원도 등 접경지역 농가와 현장의 우려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농·축·수협에 문을 아예 닫아놓지는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농·축·수협도 시설과 노력을 통해 요구조건을 갖추면 언제든지 우선 고려하겠다"면서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해 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보훈·복지단체와 급식류 수의계약도 내년부터 폐지한다. 현재 상이군경회가 김치를 수의계약으로 공급하는 등 일부 품목이 이런 방식으로 조달된다. 이들 단체에 수의계약으로 배정된 피복류도 내년부터 차츰 줄어 2025년 이후엔 전량 경쟁조달로 전환하기로 했다.
반발도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보훈단체 납품하는 일부 물품들이 장병 만족도가 떨어져 장병 기본권 보호 문제점 등이 있었다"면서 "국가 예우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직접적 지원 방안을 관계부처와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 식자재 조달을 위해 급식 2~3개월 전 장병이 참여해 식단을 편성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또 기피 보직인 조리병과 민간조리원, 영양사, 급양관리관도 증원하고 조리용 로봇과 오븐기 등 조리기구 도입도 확대된다.
국방부는 "지속적인 병역자원 감소 등을 고려해 군에서 직영하되, 민간조리원만으로 운영하는 병사식당을 시범 운영하고,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하루 기본급식비를 올해(8790원)보다 25% 인상한 1만 1천원으로 책정했고, 2024년에는 이를 1만 5천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휘관의 급양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부대 평가 시 '급식운영'도 주요 평가항목에 포함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행 군 급식체계는 지난 50여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공급자 위주 식자재 조달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양질 친환경 무상급식을 경험한 MZ세대 장병의 다양한 요구 수준과 국민적 눈높이에 호응하지 못하는 구조"라며 "많은 고민과 논의를 통해 방향이 정해졌지만, 계속 발생하는 추가적 사안에 대해선 관련 부처와 기관을 중심으로 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