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윤석열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토론은 '러닝메이트'를 실감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론에서 윤 후보는 "대장동 1타 강사 유튜브를 봤다"며 "행정 경험을 하셨기에 설명을 아주 잘 하신다"고 원 후보를 추어올렸다. 또 윤 후보는 원 후보에게 '제주 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구하거나, 제주도의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묻는 등 정책 자문을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 후보는 "정확히 말씀해주셨다"며 질문에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또 윤 후보는 "제주도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했다는 데, 그런 과정 속 저항이 있지는 않았나, 어떻게 극복했는가"라고 물으며, 비판적인 토론 대신 원 후보가 제주지사 시절 자신의 업적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직접 문제를 파악하고 양심적 내부 고발자 등과 공조했다'는 취지의 설명이 끝나자 윤 후보는 "법조인들도 알기 쉽지 않은데 정말 재직 기간에 지사로서 공부해 그렇게 대처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칭찬했다.
원 후보는 "이왕이면 (국민소득) 10만불을 제시하지 그랬느냐"며 공세를 이어갔고, 홍 후보의 '고용주도성장' 공약을 문제삼기도 했다. 원 후보는 "일자리는 투자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투자로 고용이 생기고 소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홍 후보의 공약은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아류다"라고 지적했다.
1위 주자로 집중견제를 받고 있는 윤 후보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모두 연합할 경우, 경선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군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므로 원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원 후보의 경우에도 1위 주자가 자신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역량을 어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음달 5일에는 어차피 1명의 후보만 남게 되므로 단일화를 염두해 둔 포석이 손해 볼 일은 아닌 상황이다.
2위와 3위인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1위 탈환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매 토론마다 윤 후보를 다방면에서 검증대에 올리고 있다.
또 제주 2공항 추진방안을 물으면서 "천공스님은 현재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게 좋다고 하던데"라며 무속 논란을 상기시켰다. 윤 후보는 "저는 모르겠다"며 웃어 넘겼다. 이외에도 "윤석열 캠프를 보면 대북정책과 국방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모두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라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는데, 윤 후보는 "최근에 오신 분들이고 유능한 분들"이라며 감쌌다.
유 후보는 지난 토론에 이어 다시 복지 정책을 가지고 윤 후보의 정책 방향을 물었다. 유 후보는 "국가 부채가 심각해 다음 정부가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 복지에 방법이 없다"고 묻자 윤 후보는 "증세도 필요하다"고 했다. 유 후보가 재차 "지난번에 부가세 인상은 반대하지 않았느냐, 어떤 세금을 올릴 것이냐"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소득세나 법인세"라면서 증세 관련 입장에서 다소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홍 후보와 유 후보 사이의 공방은 다소 누그러졌다. 두 사람은 2차 컷오프 이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놓고 '배신자' 논쟁까지 벌인 바 있는데, 이날 홍 후보는 유 후보에게 '노인복지청' 신설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공매도 제도를 보완할 방법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다.
홍 후보는 1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3위 주자에게는 의도적으로 공세의 고삐를 늦추며 유 후보와 힘을 합친다면 윤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 측이 적극적으로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다음달 5일 최종후보 선출이 가까워질 수록 후보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합종연횡이 더 노골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